이복현 금감원장 “비올 때 우산 뺏기 안 돼”...금융권에 취약차주 상생 당부

Photo Image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사진 첫째 줄 왼쪽에서 두 번째)이 19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중소기업·소상공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해 금융권이 비 올 때 우산 뺏기 식으로 대응한다면 단기적으로는 건전성이 개선될 수 있을지 모르나, 중장기적으로는 실물경제 뿐 아니라 금융회사 건전성에도 부정적 결과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19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중소기업·소상공인 간담회에서 금융권이 취약차주와 상생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최근 예상치 못한 수해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 대해서는 긴급자원 등 금융지원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영업 위축으로 인해 이자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빠른 속도로 증가 중이다.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집계된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지난 2021년 말 기준 0.43%였지만 올해 3월 말에는 0.86%로 2배가 됐다.

중소법인 연체율 역시 지난해 6월 말 0.30%였던 것이 올해 3월에는 0.45%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와 더불어 이달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인해 공장, 상가, 농경지 등에 침수피해가 대규모 발생함에 따라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이 더욱 저하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은행은 실질적인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올해부터 3년 동안 총 1조원 규모 금리감면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심 고정금리 특별자금, 저리 신용대출, 저리 특례보증 등 중소기업 통 금리지원 패키지를 운영해 지원키로 했다.

이와 더불어 '중소기업 재기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정상화가 가능한 중소기업에게 채무상환 유예, 대출금리 인하 등의 채무 조정을 지원하고, 부실징후가 있는 사업자를 대상으로는 '체인지업(워크아웃)' 프로그램을 통해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워크아웃 진행 시에는 주 채권은행과 여타 채권은행과 협조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이복현 원장은 “일시적 유동성 어려움에 처한 차주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비용으로만 보기 보다는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및 장기적인 수익기반 강화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금감원에서도 관련부처·기관과 함께 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