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발견 시신 4명 포함 희생자 10명 추정
13년 간 미제로 남아있던 미국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붙잡혔다. 그가 먹다 버린 피자 크러스트(테두리) 조각 덕분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뉴욕 서퍽 카운티 지방 검사는 2009년 일어난 '길고 해변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뉴욕에서 건축 컨설턴트로 일한 렉스 휴어먼(59)을 기소했다.
지난 13일 뉴욕 맨해튼에서 체포된 용의자 휴어먼은 지난 2010년 시신으로 발견된 여성 4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10년 넘게 미제로 남아있던 '길고 해변 연쇄 살인사건'은 지난해 테스크포스(TF)가 꾸려지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시신 중 한구를 감싼 삼베 천에서는 과거 남성의 머리카락 1가닥이 발견됐었는데, TF가 과거 목격자 진술을 재검토하고 머리카락의 DNA와 대조한 결과 휴어먼이 용의 선상에 올랐다.
이후 수사관들은 휴어먼이 버린 쓰레기 등 그의 생활반경 인근을 샅샅이 뒤졌다. 그 결과 쓰레기 중 그가 먹다 버린 피자 테두리가 나왔고, 여기서 나온 DNA가 희생자 시신에서 나온 머리카락과 일치하는 것을 알아냈다.
한편, '길고 해변 연쇄 살인사건'은 2010년 5월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사우스쇼어에 있는 길고 해변에서 여성의 유해 1구가 발견된 것으로 시작됐다. 이틀 뒤 같은 해변에서 800m에 걸쳐 여성 시신 3구가 추가 발견됐고 피해자들은 '길고의 4명'(Gilgo Four)로 불렸다.
이듬해 3월에는 '길고의 4명'이 발견된 곳에서 몇km 떨어진 지역에서 여성의 신체 일부분이 추가 발견됐다. 2003년 실종된 여성의 것이었다. 또한 유아, 동양인 남성, 출산한지 얼마되지 않은 여성 등 무려 16구에 달하는 시신이 인근에서 계속 발견됐다.
모두 동일범의 소행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연쇄살인 희생자로 추정되는 여성은 최소 10명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성매매 종사자로 일부는 시신이 삼베로 싸인 채 발견됐다.
조사 과정에서 그가 희생자를 조롱하며 가짜 신고를 남발하는 등 수사망에 혼선을 주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수사 담당 경찰 앤서니 카터는 CNN과 인터뷰에서 “그(용의자)가 저지른 행위는 내가 본 것 중 최악이었다”며 “그는 '악마'다. 최악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