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식각 및 검사 분야 글로벌 기업인 일본 히타치하이테크가 한국에 웨이퍼 분석 센터를 가동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 제품 평가를 신속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 산업 생태계 강화 효과가 기대된다.
히타치하이테크코리아는 최근 경기 수원에 '나노테크놀로지이노베이션센터코리아(NCK)'를 개소했다. 제조사가 만든 신규 반도체 제품(디바이스) 웨이퍼를 평가하는 곳으로 웨이퍼에 불량이 없는지, 회로가 제대로 구현됐는지를 검사, 분석한다. 식각 공정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일부 반도체의 경우, 특히 면밀 검사가 중요한 고성능 제품의 경우 지금까지 히타치하이테크 일본 본사로 제품을 보내야 했다. 정밀 측정과 분석에는 반도체 제조와 마찬가지로 첨단 기술과 인프라가 필요해서다.
히타치하이테크는 반도체 제조사 요구에 발빠른 대체를 위해 한국에 직접 센터를 개소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센터는 일본, 미국, 대만에만 분석 센터를 두고 있었다.
히타치하이테크코리아 관계자는 “국외에 신규 디바이스 웨이퍼를 보내지 않고 국내에서 처리할 수 있게 때문에 시간 및 비용 관점에서 유리할 뿐 아니라, 고객사 요구에 부합하는 신규 기능을 현지에서 평가·개발할 수 있어 더욱 공고한 협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회로 패턴의 선 폭을 계측하는 주사전자현미경(SEM)과 반도체 단면을 분석하는 SEM, 식각 장비 등을 마련하고 최신 설비를 지속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히타치하이테크의 검사·분석센터 개소는 국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관점에서도 주목된다. 최근 글로벌 소부장 기업이 잇따라 한국 연구개발(R&D) 센터와 생산기지를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검사 분야에서도 보강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지리적 인접성을 확보하고 협업을 통한 미래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R&D센터 건립을 준비 중이고, ASML이 재제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램리서치도 R&D센터를 개소했다. 일본 기업 진출도 늘어 TEL이 R&D 인프라 확대를, 후지필름과 이데미츠코산이 각각 반도체 소재 공장과 관련 R&D센터를 세웠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