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겠다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만에 단식투쟁을 종료했다. 민주당은 사실상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장기전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우 의원은 10일 입장문을 통해 “대한민국 주권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더 큰 싸움을 이어가겠다”며 단식농성 중단을 알렸다.
우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우 의원과 함께 동조 단식 중이던 김한정 민주당 의원도 6일째인 이날 농성을 종료했다. 우 의원은 서울의 한 병원으로 이동했다.
우 의원이 단식농성을 종료한 것은 민주당 지도부의 만류 탓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지도부와 함께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장을 찾아 우 의원의 농성 종료를 설득했다.
이 대표는 “단식이 일정 시기가 넘어가면 건강 손상이 너무 심하다. 충분히 마음도, 결의도 보여주었으니 이제는 좀 다른 방식으로 싸우는 게 (좋겠다). 중단하셨으면 한다”고 권유했다.
이는 관련 대응책을 총괄할 당내 컨트롤타워급 대책기구 출범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민주당이 전략 변화를 예고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장기전을 대비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단식농성장 방문 이후 취재진과 만나 “원내와 당내에 대책기구가 있는데 이제는 거당적, 장기적인 투쟁을 준비해야 할 것 같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게 오히려 더 단식투쟁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지 않겠느냐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은 앞으로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의혹을 해소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후쿠시마 대응을 둘러싸고 당의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장기전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우 의원은 “이 대표가 단식농성장을 방문해 건강을 염려하면서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당이 일치단결해 더 큰 싸움을 준비하자고 말했다”며 “15일 단식농성을 통해 국민 절대다수의 반대 여론을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널리 알렸다고 생각한다. 라파엘 그로시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을 만나 더불어민주당과 우리 국민의 우려와 입장도 강력히 전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해 당이 단합과 단결된 모습을 보인 것도 새로운 싸움을 위한 힘이 될 것”이라며 “쌀 한 톨만큼의의혹도 남지 않을 강력한 추가 검증과 방류중단을 위한 실질적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