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일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 확보에 나선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는 투자 법인 TGC스퀘어를 설립하고, 신한금융그룹·LIG넥스원 등과 1000억원을 공동 출자했다고 4일 밝혔다.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해외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대상으로, 특히 일본 회사를 주 목표로 삼고 있다. 조성된 투자금의 60%(600억원)를 일본 소부장 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SK가 해외 소부장 기업 투자에 나선 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 중국, 유럽 등 각국이 자국 중심으로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함에 따라 사업 지속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소부장 확보가 필수다.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기가 없으면 3·4나노(㎚)와 같은 초미세 반도체를 만들 수 없는 것처럼, 핵심 소부장 공급이 흔들릴 경우 반도체 사업에 큰 차질이 생겨 선제저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SK는 현재 반도체 검사장비 개발사, 친환경 반도체 부품 제조사, AI 반도체 개발사, 차세대 반도체 소재 개발사 등을 잠재 후보로 놓고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외 미국 소부장 투자도 타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투자 법인은 최우성 현 SK스퀘어 반도체 투자담당(MD) 겸 SK텔레콤 재팬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를 맡는다. 조희준 전 BNP파리바 일본법인 영업담당을 최고투자책임자(CIO), 미야모토 야스테루 전 크레디트스위스 부사장을 전문심사역으로 영입했다.
최우성 TGC스퀘어 CEO는 “글로벌 반도체 인사이트를 가진 SK 주요 관계사와 국내 대표 금융사 등이 해외 공동투자를 통해 국내외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를 확장하는 유의미한 프로젝트”라며 “글로벌 유수의 소부장 기업과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미래 반도체 기술 기반을 다지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