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교통사고는 10년 전과 대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2012년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건수는 2만9815건, 사망자는 815명에 달했다. 2022년에는 1만 5059건, 214명으로 줄었다. 음주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절반으로, 사망자는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감소추세라고 해도 2만 5000건을 웃돌던 음주운전은 2016년 2만 건 밑으로 떨어진 후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단속 강화와 함께 1만 5000여건 수준까지 줄었다. 한잔만 먹어도 안된다는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데다 사망자가 줄어든데에는 차량 안전성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몇년은 1000~3000건 수준에서 오르락 내리락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음주 모임 자체가 줄었는데도 음주운전 사고 숫자가 획기적으로 줄지 않아, 단속 위주로는 음주운전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음주운전이 재범률이 높은 범죄로 꼽힌다. 음주운전을 원천적으로 막는 방향으로 강도 높은 정책이 나오는 이유다.
검·경은 29일 합동으로 상습 음주운전자의 차를 몰수하는 대책까지 내놓았다. 음주운전 중 사고로 사망자 또는 다수 부상자가 발생하거나 음주 뺑소니, 재범, 다른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죄를 저지른 경우 차량 몰수 대상이 된다. 5년 내 음주운전 2회 이상 전력자가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3회 이상 전력자가 단순 음주운전을 한 경우도 포함한다.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 음주운전 방지 시스템도 재범 등을 대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예방'을 위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운영의 디테일도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 해 실시한 렌터카 시동잠금 장치 시범사업에서 참여자들은 시동잠금 장치가 효과가 있다는 긍정적인 답을 내면서, 불편함도 지적했다.
경찰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음주 측정을 해야 하는 문제부터, 원격으로 시동을 거는 운전자가 많은 상황에서 시동을 거는데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도 불편함으로 거론됐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음주운전은 원천적으로 막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시동잠금 장치 도입에 대한 긍정적인 의사가 많다고 해도 충분한 교육과 홍보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