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에 대항하는 자국 오피스 개발에 한컴 오피스를 활용한다.
한컴은 대만 소프트웨어(SW)기업 케이단모바일과 손잡고 케이단모바일이 개발하는 ‘케이단오피스’에 SW 개발도구(SDK) 형태로 한컴 오피스를 공급한다. 케이단오피스는 오는 8월 출시된다.
케이단모바일은 한컴 기술을 활용, 대만 언어·문화적 특성에 맞게 현지화한 오피스를 개발했다. 한컴이 SDK 형태로 오피스를 수출하는 첫 사례다. 김연수 한컴 대표가 지난 2021년 11월 SDK 형태로 해외 진출 전략을 밝힌 지 1년 9개월만에 성과다.
SDK는 SW 개발에 사용하는 기반 도구 모음이다. 현지 기업은 SDK 형태로 한컴 오피스 구조를 활용해 자국 특성에 맞도록 이용자 환경·경험(UI·UX)을 반영한 오피스를 출시한다.
한컴은 그동안 오피스 완성품 형태로 해외 진출을 시도해왔지만 점유율을 높이는 데 애를 먹었다. 문서 작업은 언어 특성을 반영한 UI·UX 구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컴이 해외 SW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오피스 현지화에 나선 이유다.
세계 오피스 시장은 MS와 구글이 약 95%를 차지하고 있지만 외교·보안 문제로 자국 오피스를 개발하려는 수요는 항상 존재해왔다.
한컴 관계자는 “대만도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MS오피스를 주로 사용해 온 국가로 이번에 대만 최초로 자국 오피스 SW가 탄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한컴만이 MS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컴은 대만을 시작으로 오피스 현지화 버전을 늘려나갈 전략이다. 오피스 산업은 시장 성숙기에 있어 성장이 어려웠으나 현지화 전략으로 신성장 기회를 찾았다는 판단이다. 한컴은 SDK 적용 제품의 판매 수익 배분까지 협의하면서 지속적 해외 매출 확보가 가능해졌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완제품이 아닌 SDK 수출 방식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문화, 언어, 브랜드에 맞게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며 “한컴 핵심 기술을 집약한 SDK를 필요로 하는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해외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