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 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보는 관광용 심해 잠수정이 바다로 나선지 2시간도 되지 않아 실종됐다. 이 잠수정 안에는 사나흘치의 산소밖에 없어 해안경비대가 수색을 서두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국의 해저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이 운영하는 잠수정 ‘타이탄’은 5명을 태우고 물에 들어간 지 약 1시간 45분 만에 연락이 두절됐다.
이 잠수정은 1912년 침몰한 타이타닉호 선체를 보는 관광 상품으로 운영됐다. 8일간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대서양 해저 4000m까지 들어가 타이타닉호 등을 탐사한다. 1인당 25만 달러(약 3억 4000만원)에 달하는 호화 상품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유명 부호 탐험가이자 민간 항공기 회사 ‘액션 에비에이션’을 소유한 해미쉬 하딩도 이 잠수정에 탑승했다고 그의 가족은 전했다.
미국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잠수정 안에는 최대 정원인 5명이 숨쉴 수 있는 70~96시간 분량의 산소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안경비대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항공기 2대와 잠수함, 수중 음파 탐지기 부표 등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수색 지역이 멀어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CBS 팟캐스트 진행자인 데이비드 포그는 이 잠수정에 탑승했던 당시 겪은 일을 전하며 이 잠수정의 통신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내가 지난 여름 탔을 당시에도 잠수정이 몇 시간 정도 길을 잃었다”며 “수중에는 GPS가 없기 때문에 지상선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 잠수함을 난파선(타이타닉호)으로 안내하게 되어 있는데, 통신이 중단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오션게이트 측은 과거 이 잠수정이 바하마의 심해와 압력실험에서 50번 이상의 시험 잠수를 거친 ‘안전한’ 상품이라고 소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탐험 중 배터리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이후 외부 부품의 손상으로 일부 임무를 취소했다가 다시 운영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알리스테어 그레이그 해양 공학 교수는 “비상 시 부력을 사용해 수면 위로 도달해야 하는데, 만약 선체 압력이 누출됐다면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며 구조가 도전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