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갈아타기를 손쉽게 할수 있는 대환대출플랫폼이 출범하며 가계대출 부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중소 핀테크 활성화, 대환대출 허용 총량 확대 등 선결 과제가 남아있다.
31일 시작된 대환대출플랫폼은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비상경제민생회의’ 등을 통해 고금리 시기 국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생활공감형 정책’ 일환이다 .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이자부담 경감 뿐 아니라, 금융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을 지시했다.
소비자는 플랫폼 안에서 금융업권 간 동일한 여신 취급기준에 따라 대출조건을 산정받는다. 갈아타기 이전 대출 이력이 반영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때문에 금융업권 간 갈아타기 역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건에 따라 2금융권에서 은행으로 대출 갈아타기가 가능할 뿐 아니라 은행에서 저축은행, 저축은행에서 카드사로도 대출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웅당국은 플랫폼 개시 초반에는 △작년에 고금리 대출을 받은 차주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금리로 이동하거나 △2금융권 고신용자가 1금융권 중금리 상품으로 이동하는 경우 등을 중심으로 이자경감 혜택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향후에는 소비자 이동과 금융회사 간 경쟁 결과에 따라 각 금융회사 대출금리가 일정한 범위 내로 수렴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비자가 다른 대출로 이동하지 않아도 낮아진 금리 추세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용인한 비대면 대환대출 총량이 한정적이라는 것은 한계다. 각종 연구에 따르면 올해 대환대출플랫폼이 취급할 수 있는 총액은 7조원 가량으로 전체 신용대출 시장 규모의 3%에 미치지 못한다. 금융당국은 플랫폼 출범 이후 자금이동 상황을 살펴보고 전체 금액을 조정한다는 방침인데, 총량 변화가 적으면 전체 시장에 미칠 영향이 미미 할 수 밖에 없다.
플랫폼 개시 초반에는 빅테크, 주요 금융사로 쏠림 현상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정보의 양이 경쟁력이 되는 플랫폼 특성상 다양한 상품을 전시하는 빅테크가 유리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5월 말 현재 카카오페이는 5대 시중 은행 전체와 계약을 맺고 대환대출 정보를 제공한다. 중소 핀테크 업체들이 시중 은행과 제휴를 맺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소 핀테크 업체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을 계속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런 상황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기본적으로 새로운 경쟁 시스템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신진창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53개 금융회사 대출 상품이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취급되는데, 이때 입점해 있는 금융회사 대출은 향후 수요가 들어올 수 있는 잠재적인 대출 후보”라면서 “반대로 플랫폼에 새로 옮겨타게 할 상품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그 금융회사는 일반적으로 보유했던 대출을 빼앗길 수밖에 없는 대상이 되기 때문에 자기 회사 상품을 플랫폼에 입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쟁에 의해 플랫폼 간 격차가 줄어들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