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평균수명 늘면서 기대수명에서 질병 또는 장애를 가진 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한편, 코로나19의 여파로 재택 의료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초고령화 인구 및 만성질환 유병률 증가, 재활치료 필요성 확대 등의 요인으로 꾸준한 건강관리가 필수가 됐다. 혈압 모니터, 혈당 측정기, 심전도기, 체온계, 산소 포화도 측정기 등 가정용 의료기기 수요가 늘고 있다.
가정용 의료기기는 병원이나 의료 기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개인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다. 센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을 활용해 신속하고 정확한 의료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의료진과의 원격 상담도 가능해졌다.
한국보건사업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특히 혈당측정기, 혈압계 등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가정용 의료기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만성질환 분야 가정용 의료기기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시장 역시 확대되고 있다.
그 중 주목받고 있는 제품군이 가정용 심전도 측정기다.
일반적으로 심혈관 질환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전 세계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2019년에 약 1790만 명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으며, 이는 전 세계 사망자의 약 32%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혈압 측정과 더불어 가정에서도 꾸준히 심장 리듬을 확인할 수 있는 심전도 측정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심전도 측정기는 측정 후 수치를 통해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가정용 혈압계, 혈당측정기와 같은 의료기기와 달리 의료 전문가의 분석이 필요해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심전도 측정기는 전극을 올바르게 부착하고 사용자가 올바른 위치에서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해야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고, 측정 결과 역시 의료진의 분석과 해석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가정에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비용면에서도 혈압모니터나 혈당측정기보다 부담이 큰 탓에 가정에서 쉽게 사용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의학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기존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보급이 어려웠던 심전도 측정기가 등장했다. 심전도기 사용이 보다 간편해지고 가격 경쟁력이 더해지면서 접근성이 크게 강화됐다. 휴대용이나 웨어러블 심전도기의 개발과 함께 심전도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해석해주는 알고리즘이 발전하면서 기존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다. 의료 전문가와 원격으로 상담하고 심전도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원격 의료 서비스의 발전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다방면에서 가정용 의료기기들의 등장과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여러가지 우려도 들려오고 있으나, 시장과 환경의 변화로 인해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개인과 병원을 연동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을 위한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