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서울대·한양대 AI반도체대학원 올해 2학기부터 신입생 모집
챗지피티(GPT) 열풍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가 각광 받는다. 세계적으로 AI 반도체 패권 전쟁이 가열되면서 관련 인재 양성이 화두로 떠오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서울대·한양대에 AI반도체대학원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올해 2학기부터 신입생을 선발한다. 각 대학 AI 반도체 대학원 입학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에듀플러스는 KAIST·서울대·한양대 AI 반도체 대학원 별 강점과 선발기준 등을 분석했다.
◇KAIST, AI반도체 회로 설계 기반 교육…‘복수 지도교수 도입’
KAIST는 AI 알고리즘·회로·칩 설계 등 다양한 실용화 연구와 산학 공동 사업을 진행한다. 융합형 AI반도체 교육 및 글로벌 공동 연구 시스템도 도입한다. KAIST AI반도체대학원의 주요 커리큘럼은 AI가속을 위한 NPU 회로 및 아키텍처 설계, AI반도체 운용 기술 및 구동 프레임워크, 대규모 AI를 위한 뇌과학 기반 연구 등이다.
입학생들은 석사 과정부터 인공지능 칩 설계와 알고리즘 회로 설계를 연구한다. 박사과정 졸업까지 총 4개의 AI칩을 설계·제작한다. 세계적 국제 학회에 논문을 발표하는 기회도 갖는다.
KAIST AI반도체대학원은 ‘복수 지도교수’ 제도를 도입해 타 대학원과 차별화를 내세웠다. 학생들이 원하는 분야의 지도교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분야를 초월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한 분야만을 전공해서는 안된다는 KAIST 방침에 따른 것이다. 유회준 KAIST 교수는 “AI시스템과 SW전공 등 두 분야의 지도 교수가 학생을 가르친다면 분야를 초월한 인재 양성이 가능하다”며 “우리나라 대학원 가운데 처음 시도하는 제도”라고 말했다.
KAIST AI반도체대학원은 아이덱(IDEC)과 AI 핌허브 등 연구 교육 인프라가 강점으로 꼽힌다. 세계적 기관과 협력해 글로벌 인재로 양성하는 기반을 마련한 것도 강점이다. 애플, 퀄컴 등 글로벌 IT기업 인턴십, 취리히 공과대학, MIT 등과 협력해 학생들의 해외 연구를 지원한다.
최근 KAIST는 2023학년도 가을학기 AI반도체대학원 석·박사 신입생 입학 설명회를 가졌다. 입학 설명회에서는 입학요강부터 비전공자 지원 가능 여부 등 다양한 질의가 이어졌다. 원서접수는 이달 31일부터 6월 7일까지다.
“KAIST AI반도체대학원에 입학하는 모든 학생을 반드시 최고 전문가로 양성하겠습니다.”
2006년부터 AI반도체 분야를 연구한 유회준 교수의 출사표다. 유 교수는 “AI반도체 분야는 우리나라가 이미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도 리더십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며 “세계 시장을 리드하는 역량을 갖춘 우수 핵심 인재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하반기부터 선발하는 KAIST AI반도체대학원 신입생 선발 기준은 무엇일까. 유 교수는 ‘재능, 열정, 의지’ 세 가지를 가진 학생을 뽑겠다고 강조했다. 기초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열정, 의지만 있다면 실력은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회로 설계, SW 디지털 회로 설계하는 방법 등을 모르고 입학했지만 1년 만에 국제 학술 대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은 학생의 사례를 꼽으며 마음가짐과 태도가 가장 중요한 재능이라고 말했다.
“AI반도체 분야는 세계 시장을 바라보고 연구해야 하는 분야입니다. 국내 시장만 생각해서는 기술화와 산업화가 불가능합니다. KAIST AI반도체대학원은 글로벌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겠습니다.”
◇서울대, 아키텍처 분야 강점 내세워 풀스택 교육과정 마련
서울대 AI반도체대학원 교수진은 교육과정 신설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 AI SW와 하드웨어(HW)를 아우르는 풀스택(Full Stack) 교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대학원에 진학한 학생들이 응용분야와 시스템 SW에 폭넓은 배경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고도 회로 및 시스템 설계 전문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혁재 서울대 교수는 “우리 대학원의 궁극적 목표는 AI알고리즘, 시스템SW, 반도체 설계 능력 등 폭넓은 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춘 학생을 양성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각 분야 핵심 과목을 모두 공부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교수진이 밝힌 서울대 AI반도체대학원의 강점은 아키텍처 분야다. 아키텍처 분야 연구 교수가 7명 포함됐다. 산업체 실습 강좌와 산학 협력을 위한 강좌를 개설한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학점과 연계한 산학 협력 제도도 마련한다. 학생이 방학 기간 중 기업 현장 실습 및 2주 현장 실습을 하면 3학점을 부여한다. AI반도체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산학연계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유타대(Utah), 일리노이대 어바나 샴페인(UIUC)과 뉴로모픽, PIM 등과 연구 협력을 한다.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재미한인혁신기술기업인협회(KITEE) 통한 지속적인 협력 채널도 발굴한다. 하반기 서울대 AI반도체대학원 신입생 모집은 완료됐다. 내년 상반기에 신입생 3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문제가 주어졌을 때 어렵더라도 피하지 않고, 끝까지 풀려고 하는 끈기를 가진 학생을 뽑으려 합니다.”
이혁재 서울대 AI반도체대학원 교수는 “여러 방법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며 입학할 학생들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교수는 서울대 AI반도체 대학원의 강점으로 한 분야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한 커리큘럼을 꼽았다.
그는 AI반도체 분야가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단계라고 진단하면서 정부가 고급 인재 양성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AI반도체 분야는 미래를 이끌 중요한 분야입니다. 우리 대학원은 AI반도체 분야에 실습 경험이 많은 학생을 양성하고 관련 기업과 산학 협력 프로젝트도 다수 진행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 AI반도체 분야의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대학원을 이끌 것 입니다.”
◇한양대, 석·박사 전원 장학금 100% 지급…최고 인재 키워 가치 창출
한양대 AI반도체대학원은 산업체 수요와 긴밀히 연계한 연구·교육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이론에 매몰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활용할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장준혁 한양대 교수는 “교수가 일방적으로 강의하고 학생들이 시험보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산업체에서 요구한 문제를 교과와 접목해 수업했다”며 “학생들이 문제를 풀고 발표할 뿐 아니라 해결한 문제를 산업체에서 직접 평가하고 반영하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AI반도체대학원은 구체적인 인재 양성 방안도 마련했다. AI알고리즘·소자·설계 융합교육, 창의자율연구 통해 AI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주도하는 실용 인재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AI알고리즘, 소자·공정, 설계 등 전문지식과 실무 역량을 모두 갖춘 글로벌 AI반도체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초저전력·뉴로모픽 등 핵심기술 연구와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해 산업혁신형, 수요지향형, 국제협력형 등 3개분야(트랙) 산학 프로그램을 필수과정으로 구성한다. 기업 현장 문제 해결과 자기주도적 창의자율 연구로 전문지식과 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양대 AI반도체대학원이 신입생 선발에서 내세운 특전은 석·박사 입학생 전원 100% 장학금 제도다. 해외연수도 입학생 전원에게 무상 지원한다. 능력있는 학생을 선발해 최고 첨단 분야를 리딩하겠다는 대학 의지가 반영됐다. 교수진은 뛰어난 학생이 AI반도체 분야를 연구하고 공부하면, 학교뿐 아니라 AI반도체 분야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유형에 따른 산학 프로젝트로 취업 연계를 추진한다. 위스콘신, UC버클리 등과 인턴십으로 참여해 시스템 설계, 소자 등 협력 연구도 할 수 있다. 6월 19일부터 22일까지 원서 접수를 받는다.
“대학원 교육은 달라야 합니다. 학부가 원천적 기초 학문을 배우는 곳이라면 대학원은 산업 발전 경향에 초점을 맞춰 연구해야 합니다.”
장준혁 한양대 교수는 AI반도체 고급 인력이 필요한 이유로 미국, 중국 등과 최상급 기술을 놓고 경쟁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AI알고리즘이 거대해지는 상황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하드웨어 칩 등 연계 교육 시스템이 준비돼 있지 않다”며 “AI와 반도체를 따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AI와 반도체를 함께 아우르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시대 흐름에 맞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신입생 선발 기준을 묻는 질문에 우선적으로 학부 필수 기초과목을 탄탄하게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렵고 경쟁이 치열한 AI반도체 분야를 연구하려는 의지와 최고의 리더가 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