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디지털 격차 해소하는 지역혁신 리빙랩 플랫폼 조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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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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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기술 등과 함께 인공지능(AI) 활용이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대화형 AI서비스가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의 AI 연구소인 오픈AI를 통해 출시됐다. GPT3이 나오면서 챗GPT와 함께 우리는 생성형 AI 시대를 맞이하며 신범용적 기술(General Purpose Technology)로 확고히 자리를 잡아가는 동시에 더욱 전향적이고 가속화된 초연결·초지능·초실감 사회로 전환하는데 새로운 게임체인저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1960년대 인기를 끌었던 공상과학(SF) 드라마와 영화로도 출시된 ‘스타트랙’에서는 함장과 승조원들이 대화형 AI와 함께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거나, 영화 ‘아이언맨’의 가상인격을 가지고 있는 AI집사 ‘자비스’는 방대한 데이터수집을 통해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가 던지는 까다로운 문제의 만족하는 답을 위트있게 풀어간다. 더 나아가 영화 ‘HER’의 주인공 시어도어는 ‘사만다’와의 관계에서 말벗에서 연인으로 사랑에 빠져 친구에게 자랑하지만, 사만다는 자기 외에도 641명과 사귀고 있다는 반전 장면들도 나온다.

신범용적 기술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고 경험하는 다양한 사물들과 융합하여 학습과 추론이 가능한 인공지능 기능을 갖추어 나가며 지능형 사물인터넷 (AIoT) 서비스로 우리에게 한층 더 빨리 다가오고 있다. 작게는 내 손안의 스마트폰 물론 백색가전, 자율차량과 드론택시, 배송로봇 등 넓게는 우리의 생활공간인 스마트홈과 스마트빌딩 스마트도시까지 급격한 기술발전과 함께 변화하는 사회에서 기술을 신체 일부처럼 사용하게 되는 포노사피엔스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 되어가고 있으나, 또한 이러한 변화를 통해 발생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도 함께 고려되어 디지털 격차문제를 해소해 나가며, 안정적 미래사회의 안착화하기 위한 방안이 국가차원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마련돼야 한다.

코로나 이후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도국가들은 정부가 개입해 수용속도를 높이기 위해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효율적인 촉매제 역할을 수행해 왔다. 특히 효과적인 혁신기술 도입을 통한 기술의 안정성과 수용을 확보하기 위한 필요한 법·제도를 정비해 나가며 혁신생태계를 조성해 나갔으며 하향식(Top-down) 방식의 정부주도형이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혁신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나가며, 이를 성공적으로 지역 커뮤니티에 안착시키는 상향식(Bottom-Up)기반의 지속가능한 ‘리빙랩’조성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필자는 2015년부터 리빙랩을 스마트도시에 적용해 나가며 다양한 경험을 갖게 되면서 도시의 디지털 전환에서의 시민참여 중요성을 인식하여 세계 리빙랩 현황과 분석을 수행해 오고 있다. 특히 새로운 혁신기술들을 발굴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사용자의 수용행태를 연구해오며 전 세계 도시들의 리빙랩 유형과 운영모델을 스마트시티 인덱스 보고서의 ‘도시의 혁신성(Urban Innovativeness)’분야에 반영해 성숙도를 평가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국토교통 분야의 모빌리티서비스 ‘수요반응형 버스’와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배송로봇’을 실증하는 리빙랩을 직접 운영해오며, 신범용적 기술을 대상의 실증형 리빙랩에서 고려해야 하는 성공요인들은 무엇인지 제안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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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랩 프로젝트 유형별 분포도(자료:스마트시티 인덱스 보고서 2022)

첫째, 리빙랩은 단순참여가 아닌 수용자(시민)와 함께 만들어나가는 공동창출(Co-creation)의 활동의 설계 중요

리빙랩의 정의는 적정기술 또는 혁신기술을 활용하여, 도시의 발생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기존방식인 공공에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통해 수요자(시민)가 민간과 함께 직접 참여하여 우리가 생활하는 도시공간에서 해결해 나가는 실험실을 의미한다. ‘스마트시티 인덱스 보고서 2022’에 따르면 조사된 31개 도시에서 운영되는 리빙랩은 206개 이상으로 이 중 교통과 에너지·환경 분야의 프로젝트가 약 4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시민이 참여해 나가며, 도시 문제를 발굴하는 동시에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안을 함께 제시해 나간다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외 차원에서 리빙랩을 선도하는 도시들을 살펴보면, 시민들을 많이 참여 시키는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관점에서 효과적인 도시문제 발굴과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성공적인 리빙랩 운영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를 위해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과 같은 다양한 방법론과 경영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리빙랩에서도 실내배송 로봇을 실증하기 위해 총 160여명 시민들이 4개의 시즌(각 시즌 별 약 40여명 참여)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서비스의 안정화를 위한 해결방안 제시 등을 질적 관점의 서비스 실증을 통해 제시하였으며, 하드웨어 개선부터 로봇을 통한 배송 운영프로세스 개선뿐만 아니라 돌발상황까지 구체적으로 시민들과 함께 공동창출 활동을 전개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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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도시별 혁신프로젝트· 리빙랩 수 b) 리빙랩 지속성 (자료:스마트시티 인덱스 보고서 2022)

둘째, 지속가능한 리빙랩 운영이 도시의 혁신생태계 조성에 필수요소

206개 리빙랩 분석 결과, 약 75% 이상의 리빙랩이 일회성 성격의 프로젝트를 수행 하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이를 통해 조직화된 리빙랩 전담조직으로 성장하는 도시들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지만, 일회성 성격의 리빙랩은 대부분은 3년 주기로 신생·소멸 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조직화된 리빙랩은 운영주체에 따라 지속가능한 혁신생태계 영역의 활동을 확장해 나가는데,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갖는 것이 중요 하며 이러한 새롭게 도시공간에 시도해보는 기술들과 시민들을 연결해주는 혁신의 매개체로써 리빙랩의 역할은 향후 더욱 중요할 것이다. 암스테르담, 바로셀로나, 헬싱키 등 선도형 스마트도시들은 강력한 중간지원조직을 중심으로 다양한 리빙랩 배출해 나가며 지자체의 적극적인 투자외 지원으로 지역혁신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며, 도시 내 시민을 포함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리빙랩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협력 네트워크는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함께 찾아 나가고 있으며 특히 드론, 배송로봇 등 무인화된 사물들과 새로운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이를 안정화하기 위한 리빙랩 활동 등도 스마트시티의 필수요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천 경제자유구역청 같은 경우 혁신기술 리빙랩을 혁신기술기업 80여개 사가 입주하고 있는 인천스타트업파크에 마련하여, 어반테크(스마트시티 산업분야) 혁신술기업과 함께 실증공간에서 시민·공공·민간이 함께 혁신생태계를 조성하였다.

셋째, 과학적 분석기법을 활용한 리빙랩 활성화를 통한 데이터 경제화 추진

일상에서 등장하고 있는 드론, 로봇 등 새로운 유형의 지능형 사물들이 직접 시민 체감형 서비스·인프라로 구현되면서 이를 직접 생활 공간에서 실증해 보는 리빙랩을 통해 새로운 인터엑션 관계를 설정하게 된다. 이는 다양한 리빙랩 활동을 통해 수집된 사용자 경험 데이터(또는 시민데이터)와 함께 비즈니스 운영모델 관점에서 개선 사항을 실증에 참여하는 혁신기술 기업들과 공유하게 된다. 예를 들어 206개 리빙랩 중 일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리빙랩은 18%, 분석된 데이터를 이미 활용하는 리빙랩은 약 20%로 데이터 기반의 리빙랩은 활성화 되고 있는 추세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국내 리빙랩 사례를 보면 단순 참여방식으로는 서비스 사용에 대한 만족도 등 기본 데이터만 수집돼, 사용자 간의 인터액션을 통해 얻어지는 과정에서의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며 데이터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 고민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부산 EDC의 56가구가 생활하는 스마트빌리지 같은 경우, 에너지, 물·환경, 헬스케어, 교통, 안전 등 15대 혁신기술 분야의 사용하는 시민이 생성하는 데이터 기반 실증형 리빙랩 전략기획을 수립했다.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리빙랩같은 경우, 배송로봇 위치는 물론 건물 내 엘리베이터 등 기반시설과 상호 간 인터액션을 통해 수집되는 분석 데이터를 정의하며, 리빙랩 실증을 통해 수집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가이드라인과 운영지침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향후 효과적인 리빙랩 운영을 위해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활용하는 과학적 분석체계를 갖춘 리빙랩 운영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시민 데이터의 가치와 데이터 경제를 활성화는데 기여할 수 있을거라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리빙랩 운영을 위한 강력한 리빙랩 거버넌스 체계 구축

앞서 설명한 지속적인 리빙랩 운영을 위해서는 단순히 일회성적인 전시행정이 아닌 시민과 함께 지역생태계 조성하기 위한 혁신의 도구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내 리빙랩 현황은 양적 성장으로 스마트도시 구현을 위해 하나의 구성요소로는 인식되고 있지만, 추진체계 및 거버넌스 관점에서는 초기단계라 볼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쳬계적인 리빙랩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를 지원하기 위한 강력한 시장·군수의 리더쉽이 요구되며 이는 전담조직 신설과 예산 배정이 필수적이며 이를 실행하기 위한 중장기적 전략·기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리빙랩 운영을 통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KPI(핵심성과지표) 개발과 성과쳬계 구축이 필요하다. 추가적으로 혁신기술기반의 서비스 사용에 있어 다양한 디지털 불평등과 계층간 격차문제 또한 발생 되므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을 리빙랩을 통해 일부 해소하며 안착화 시키는데 기여 할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술과 사람을 이어주는 리빙랩의 역할과 범위는 미래사회에서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 잡아가며 시민·민간·공공·시민 중심의 지역혁신 플랫폼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혁신의 파급 현상을 종종 변화의 곡선(S-커브)를 통해 표현하는데 대중화 변곡점을 지나며 도입기에서 성장기로 가파르게 올라가는 수용체중(Return on Adoption) 현상을 보이게 된다.

이정훈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jhoonlee@yonsei.ac.kr

〈필자〉이정훈 교수는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이자 DT기술경영 센터장이다. 현재 공공데이터 전략 실무위원, 데이터 개방·활용 전문위원회 위원장과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 생산·공유 분과위원회에서 실무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국내외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도시 혁신과 도시의 디지털전환 전략을 연구하는 대표 학자로서 기술경영경제학회·IT서비스학회 부회장, 한국정보시스템감사통제협회 부회장, 국가스마트도시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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