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체포돼 기소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보석 결정이 취소됐다. 이로써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 대표는 구금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24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일간지 포베다는 포드고리차 고등법원 홍보 담당자를 인용해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검찰의 항고를 받아들여 보석을 허가한 하급법원의 결정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이 지난 12일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모 씨의 보석을 허가하자 검찰은 이에 불복해 상급 법원에 이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항고했다. 권 대표 일당의 재력에 비해 각각 40만 유로(약 5억 8000만원) 보석금이 턱없이 적고, 이들이 인터폴 적색 수배를 받고 있어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급 법원인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이 같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보석 허가를 취소했다.
권 대표와 한씨는 지난 11일 첫 재판에서 경제력을 묻는 이바나 베치치 판사의 질문에 둘 다 “미디엄(medium·중간 정도의)이라고 답했지만 실제로는 부동산으로만 수십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 대표 등은 현재 포드고리차 서북쪽에 위치한 스푸즈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권 대표의 다음 재판은 6월 16일에 열린다.
한편, 앞서 3월 23일 권 대표 등은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검거됐다.
당시 이들의 수하물에서는 벨기에 위조 신분증도 발견됐다. 현지 검찰은 권 대표 등을 공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해 현재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몬테네그로 현지법에 따르면 공문서위조가 유죄로 확정될 경우 최저 3개월에서 최고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된다.
권 대표는 전 세계 투자자들의 피해액만 50조원으로 추정되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이다. 현재 한·미 수사당국이 몬테네그로 법원에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상태에서 권 대표 등이 법원의 보석 취소 결정에 어떻게 법적으로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그들이 보석을 재청구할 경우 송환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