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G7 공동성명에 中 “내정 난폭 간섭”…러 “이중 봉쇄” 반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러시아를 견제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양국이 일제히 반발했다. 중국은 자국의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했다고 맹비판했고, 러시아는 서방이 러시아와 중국의 봉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선전포고에 확고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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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의장국인 일본 초청에 따른 참관국(옵서버) 자격으로 G7 정상회의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21일 논평을 통해 “G7은 중국의 엄중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련 의제를 제멋대로 다루고 중국을 먹칠하고 공격했으며, 중국의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했다”고 강력 비판했다. 특히 대만해협 관련 내용이 담긴 데 대해 ‘중국인의 일’이라며 타이완 독립 세력에 대한 묵인과 지지는 평화와 안정에 충격을 줄 뿐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G7 정상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무력이나 강요로 현상을 바꾸려는 어떤 일방적인 시도도 강력히 반대한다”며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의 동·남중국해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중국은 이같은 내용의 G7 공동성명에 대해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라 강조했다. 주일본중국대사관 역시 이 같은 반발 입장을 일본 측에 엄중히 표명했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중국 외교부가 공식 발표한 내용을 담은 담화를 발표하며, G7의 중국 관련 공동 성명 내용에 ‘엄중 교섭’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G7은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도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하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도 G7이 러시아와 중국을 ‘이중 봉쇄’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열린 제31차 외교·국방 정책 이사회 총회에서 “우리는 누구에게도 적대감을 조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용해 자신의 진영을 통합했다. 서방 집단과 세계의 다수인 남반구 및 동방 국가 사이의 단층선이 생겨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동맹국의 결집에 대응하기 위해 당분간 ‘세 불리기’에 합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오가 23∼24일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 양국 관계의 실무 협력 문제는 물론, 미국 동맹국의 압박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등 신흥경제 5개국) 정상회의도 열린다. 회원국 확대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브릭스는 친미 국가들로 구성된 G7에 대항하기 위해 출범했다. 현재까지 13개국이 가입을 공식 요청했고, 6개국은 비공식적으로 가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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