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로 예정된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유예하고, 형사처벌이 아닌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중기중앙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 합리적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내년 1월 27일 실시되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앞두고 중소기업 현장 상황을 살펴보고 제도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토론회에서 중소기업계와 학계, 전문가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시기를 유예하고, 형사처벌보다 정부와 기업의 중대재해 예방 노력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발표자로 나선 이근우 가천대 교수는 “결과 예방에 있어 사후적인 형벌의 효과, 특히 형벌의 크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면서 “강한 분노에만 기반해 사업주 등 개인에게 너무 높은 형벌을 규정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사업주나 기업이 중대재해 방지를 위해 실질적으로 노력한 경우에는 가중된 형벌을 감경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정부 지원규정을 보다 세세하게 규정해 중대재해처벌법을 ‘중대재해예방법’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준원 숭실대 교수는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중소기업 절반 이상이 안전 관련 예산과 인력이 증가했지만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여전히 의무사항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유예하고,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과 스마트 안전장비 보급 등 기업의 안전보건관리 활동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정재희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 진행으로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김용문 덴톤스 리 시니어변호사, 김병진 법무법인 사람앤스마트 안전문제연구소장, 김민규 씰앤팩 이사, 이병섭 신대양모터스 대표, 양현수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과장이 참여했다.
정윤모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중소기업 77%가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여력이 부족하고, 50인 미만 사업장의 93.8%가 유예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면서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종합해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등 제도 개선을 정부와 국회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