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는 당장 아픈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이용하는 게 가장 핵심입니다. 현행대로인 초진부터 허용해야 합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연합인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12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산업계 입장을 발표했다.
장지호 원산협 공동회장은 “방문 병원에만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면 지금과 같이 아플 때 이용하는 경험이 줄어들게 된다”며 “방문 병원이 플랫폼 앱에 제휴될 가능성, 대면 진료를 원칙으로 하는 병원에서 비대면 진료 시간에 운영할 여부까지 따지면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밝히는 재진 원칙 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이것이 적용됐을 때 국민의 혼란이 야기되고, 국민이 이용 못 하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현장에서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감염병 위기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되는6월 1일부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전격 시작하기로 했다. 다만 시범사업 범위를 초·재진을 밝히지 않으면서 업계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초·재진을 두고 의료권역과 플랫폼 업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장 회장은 “플랫폼 회사는 바뀐 가이드라인에 맞게 개편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재진 원칙이 고수된다면 테스크포스(TF)가 구축돼 국민이 비대면 진료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논의가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임진석 굿닥 대표는 시범사업이 재진으로 한정되면 서비스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임 대표 “재진으로 한정되면 병원 방문여부, 동일 상병, 기간 여부 등 3가지가 핵심”이라며 “환자와 병원의 관계, 진료와 병원 관계를 위탁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나 API가 존재하면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전혀 그런 것을 들은 것도 본 적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율적으로 구현한다고 하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닥터나우, 굿닥, 메라키플레이스, 솔닥, 코레시옹비탈레, 엠디스퀘어, 피플스헬스 등 원산협 소속 비대면 진료 중개 기업이 참석했다. 이들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선언했다.
△지속되는 감염위험에 노출된 국민 건강 보호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 준수 △의료전달체계 일원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플랫폼에 대한 사회적 우려 해소 등 4가지 조항으로, 산업계가 앞서서 안전한 비대면 진료 환경 조성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한편 2020년 2월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는 3년간 1379만 명이 이용했다. 이용 건수가 3661만 건에 달하며 국민의 의료접근성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 ‘재이용 의향이 있다’라는 답변이 87.8%이며, 보건산업진흥원 조사에서도 87.9%가 ‘향후 비대면 진료 활용 의향이 있다’라고 응답하는 등 비대면 진료를 경험한 국민이 높은 만족도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