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식당이나 카페 등 종업원에게 봉사료 명목으로 팁을 제공하는 이른바 ‘팁 문화’가 퍼져 있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가 셀프로 계산하는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에서도 팁을 요구해 미국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키오스크로 결제하는 팁에 대한 소비자 반응에 대해 소개했다.
미국 워싱턴DC에 사는 대학생 이시타 자마르는 최근 식당에서 키오스크로 결제한 뒤 ‘팁을 남기겠습니까?’라는 자동 안내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셀프 계산으로 인건비를 절감했는데, 팁을 요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소비자도 비슷한 경험에 대해 털어놨다. 뉴욕시에서 홍보회사에 다니는 개럿 베밀러는 공항에 있는 기프트샵에서 제품 가격의 10~20%의 팁을 요구하는 키오스크 메시지를 보고 당황했다고 전했다. 그는 팁 요구 메시지를 거절했지만 이에 대해 “일종의 감정적인 협박”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팁 문화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고용주들이 종업원의 임금을 인상시켜주는 대신 그 책임을 ‘팁’으로 둔갑시켜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넬대 호텔경영대학원에서 소비자 행동을 연구하는 윌리엄 마이클 린 교수는 “기업들은 기회를 활용하고 있다”며 “적은 비용으로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누가 원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모든 소비자가 키오스크 팁 요구에 반대한 것은 아니다.
사이버 보안업체에서 일하는 코리 게리는 야구 경기장의 맥주 가판대에서 셀프 계산을 하고 팁을 요구하는 안내메시지를 보고 20%의 팁을 추가로 결제했다. 그는 “누구에게 팁이 돌아가는지 명확하지 않아 혼란스럽긴 했다”면서도 종업원에게 전달된다면 팁을 요구해도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셀프 계산대를 운영하는 주류판매점 측은 “모든 팁은 직원들에게 돌아간다. 손님들은 원하지 않는다면 ‘팁 없음’을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