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눈]삼성전자-애플, 간편결제 전면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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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와 애플이 간편결제 서비스 관련 전면전을 시작했다. 한국 애플페이 상용화가 시발점이 됐다. 선방은 삼성전자가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10여년 가까이 무료로 제공하던 카드사 삼성페이 계약종료를 선포하면서 ‘삼성페이 유료화’가 수면 위로 올랐다. 현재 삼성전자는 각 카드사에 기존 자동 연장되던 삼성페이 계약을 3달 뒤 종료하고 개별 협상에 나서겠다고 통보한 상황이다.

이는 삼성페이란 국내 유일한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반 비접촉결제 서비스가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상황에 카드업계가 ‘삼성전자 안방’인 우리나라에 애플페이란 대항마를 들여온 것이 이유다. 국내에 없었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비접촉결제 방식에 대한 견제도 크지만, 더 나아가 안방에서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도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가 미국 모바일 결제 벤처기업 ‘루프페이’를 인수해 2015년 8월 국내에 처음 도입한 간편결제 서비스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글로벌 20여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8월 말 기준 가입자만 1900만명에 이른다. 국내에서 삼성페이가 현재처럼 자리 잡은 것은 ‘범용성’이다. 해외에서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만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MST 방식도 지원, 별도 전용 단말기 없이 터치하는 것만으로 결제할 수 있다. 이런 범용성으로 카드 없이 휴대폰으로 어디서든 결제가 가능해 삼성페이 때문에 아이폰을 쓰지 않는다는 이용자도 상당하다.

수익성이 줄어든 것이 추가 이유다. 현재 삼성페이는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카드사가 앱카드에서 삼성페이를 쓸 수 있도록 일종의 라이선스를 부여, 수수료를 받고 있었다. 라이선스는 앱카드에서 직접 삼성페이를 구동하는 방식과 앱카드 내 링크 방식으로 나뉘는데 직접 방식은 계약금이 15억원 안팎, 링크 방식은 5억원 상당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모든 카드사에 직접 방식의 라이선스 계약을 요구하면서 지난해 신한·KB국민·하나카드를 제외한 전업계 모든 카드사가 계약을 종료했다.

이런 상황에 금융당국이 애플페이 유권해석 과정에서 수수료율 부과를 사실상 허용해 삼성전자 입장에서 삼성페이를 무료로 유지할 명분이 사라졌다. 금융당국은 최근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하면서 결제 때 발생하는 결제수수료를 소비자·가맹점이 아닌 카드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실제 이후 삼성전자는 카드업계에 ‘기본 수수료율 0.15%+슬라이딩 방식(이용률에 따라 차등화)’의 제안하면서 수수료 유료화에 사실상 불을 지폈다.

다만 수수료 유료화 전환 근거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삼성페이가 전 세계 20여국에서 서비스하고 있지만, 수수료를 유료화한 국가는 독일, 중동 일부 국가에 불과하다. 대부분 나라에서는 우리나라처럼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수수료 유료화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현재 삼성페이의 경우 국가마다 수수료 정책이 다르고, 현재 독일, 중동 일부 국가에서만 유료화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이번 수수료 엄포가 애플진영에 다른 카드사가 파트너로 참여하는 것을 경고하는 ‘시그널’로 본다.

향후 국내 애플페이 도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한다. 현재 애플페이를 서비스하는 현대카드 외에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도입 여부를 검토·타진하는 상황에 사실상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가진 삼성페이 계약이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삼성전자는 카드사에 현재 삼성페이 계약종료를 선언하고 개별 협상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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