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중국과도 경제협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첨단과학기술 동맹 강화가 중국에 대한 배제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중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적대행위를 하지 않고 △예측 가능해야 하며 △상호존중을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미정상회담 결과물인 '워싱턴 선언'에 대해 중국이 반발하는 데에는 “유엔안보리로서 북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다”며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출입기자 오찬간담회에서 “한미가 워싱턴 선언에서 핵 기반으로 안보 협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비판하려면 핵 위협을 줄여주든가 적어도 핵 위협을 가하는 데 대한 안보리 제재라는 국제법은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한미정상회담에 따른 '워싱턴 선언'에 반발한 것을 직접 비판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에 중국이 제재에 전혀 동참을 안 하기 때문에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과 함께 중국을 경제적으로 배제한다는 지적에는 “우리는 기술이든, 상품이든 중국에 수출 통제하는 것은 없다. 중국이 우리한테 적대행위만 안 하면, 서로 계약을 정확히 지키고, 예측 가능하게 하고, 상호존중 하면 중국과 얼마든지 경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 선언'에 대해선 “우리가 형성 행위를 한 것도 아니고 불가피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시스템인데 정권 담당자가 바뀐다고 바뀌겠느냐. 전부 방어체계이지 공격체계라는 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미국 국빈방문 때 하버드대에서 받은 '정권이 바뀌면 한미간 군사안보협력이 또 바뀔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현장행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첨단과학기술에 대한 정책 지원을 위해선 대통령이 현장 종사자와 만나고 현장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산업현장, 전기차 공장이나 디스플레이 공장, 바이오 제조시설, 연구소를 가보면 앉아서 장관에게 보고받는 것보다 눈으로 실제 보는 것이 과학기술 정책이나 연구개발(R&D) 정책을 할 때 '쏙쏙 잘 들어온다.' 그러니까 가서 현장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취임 1주년에 대해선 “하여튼 1년 하면서 느끼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내심”이라며 기자들에게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기자들과 직접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 중단 후 약 5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어느덧 비판도 받고 격려도 받고 하다 보니 벌써 1년이 됐다. 변화의 속도가 느린 부분은 다음 1년에는 속도를 더 내고, 또 변화의 방향을 조금 더 수정해야 하는 것은 수정하고, 이렇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대해선 “용산 스태프한테 취임 1주년을 맞아 뭐를 했고 뭐를 했고 하는 그런 자화자찬은 절대 안 된다고 해 놨다”며 “여러분과 그냥 이렇게 맥주나 한잔하면서 얘기하는 그런 기자 간담회면 모르겠는데, 자료를 쫙 주고서 잘난 척하는 행사는 국민들 앞에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