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디스럽션은 뉴노멀…선견지명으로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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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배 가트너 코리아 시니어 어드바이저

코로나19 팬데믹은 기업의 적응력과 계획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됐다. 팬데믹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조직은 디스럽션(Disruption·균열)에 대한 계획이 있었다. 반면에 이러한 계획을 갖추지 못한 조직은 혼란을 겪어야 했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인력난,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 악재가 그치지 않는 포스트 팬데믹 시기는 어떨까. 이제 기업은 디스럽션을 일시적 예외 상황으로 치부할 수 없다. 미래 디스럽션을 준비하고 대응할 정식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한다. 미래 지향적 모델을 활용해 디스럽션 파급효과를 둔화시키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바꾸는 공격적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 지속적 선견지명(Continuous Foresight) 접근법이 필요한 때다.

지속적 선견지명을 위해 조직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대내외 상황을 빨리 인지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모으는 것이다. 대부분 조직은 새로운 기술을 탐색하고 활용할 역량은 이미 갖추고 있다. 이는 시작점일 뿐이다. 기술 동향 추적·분석·대응을 위해서는 더욱 체계적이고 선제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 동향 파악은 기술, 정치, 경제, 사회·문화, 규제·법률, 환경 등 다양한 요소를 아울러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동향 파악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일시적 대응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향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소음이 아닌 신호를 구분하고 조직 전략·혁신 이니셔티브에 의미 있는 요소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다음 필요한 것이 'ASAP'다. ASAP는 입수(Acquire), 조합(Synthesize), 소통(Advocate), 준비(Prepare) 등으로 구성된 네 가지 행동 단계다. 이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

입수 단계는 조직에 대해 잠재적 영향을 미칠 요소 파악부터 시작된다. 이 조사 활동이 단순히 동향 파악을 넘어 분석의 편향성을 줄이도록 조직 내 연구·마케팅 부서와 임원, 시장 조사, 학계, 컨설턴트 등 다양한 내·외부 인력을 활용해야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다.

조합 단계에서는 다양한 동향과 디스럽션을 필터링해서 조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소로 범위를 좁히는 과정을 말한다. 기업·산업·시장 맥락에서 바라봐야 하며, 여러 요인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떠오르는 하이브리드·원격 근무 방식으로 전환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촉발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팬데믹 관련 봉쇄 조치들로 전환은 가속화됐고, 네트워크 연결과 가상 협업 툴의 발전으로 정착이 가능해졌다.

소통 단계는 구성원과 인사이트를 더 넓은 범위로 공유하고 잠재적 파급효과와 대응책을 탐색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최고정보책임자(CIO)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술 전문성을 경영진에 제공할 뿐만 아니라 소통을 통해 동향과 디스럽션에 대한 대응책, 리스크 분석, 향후 계획을 끌어내야 한다.

경영진으로부터 기술 이니셔티브와 잠재적 계획에 대한 의견과 지원을 얻고자 노력해야 한다.

준비 단계는 먼저 확보한 인사이트와 대응책을 언제 어디에서 활용하고 행동으로 옮길지를 결정하는 단계다. 비즈니스 운영을 미래 비즈니스 전략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고 디스럽션을 활용할 혁신 전략 행동을 취해서 기존 운영 체계를 최신화해야 해야 한다.

불확실성은 이제 '뉴노멀'이 됐다.

기업은 디스럽션을 더 이상 일시적 예외 상황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대신 동향을 감지하는 체계를 도입하고,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요소를 파악·추적하는 것은 가능하다.

디스럽션을 극복하는 체계적 방법론을 비즈니스 운영 역량에 포함해야 한다.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은 디스럽션을 예상하고 즉각적인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디스럽션 파급효과를 완화하는 방어 전략에 그치지 말고 디스럽션을 새로운 비즈니스로 전환할 수 있는 공격적 접근법을 활용해서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길 바란다.

박동배 가트너코리아 시니어 어드바이저 Dongbae.Park@gart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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