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쓰레기 연간 1400만톤…해결책은 '로봇 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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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해파리 로봇. 사진=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유튜브 캡처.

국제 자연 보전 연맹(IUCN)에 따르면 매년 1400만 톤(t) 이상의 플라스틱이 바다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오염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이를 청소하기 위해 해파리 로봇이 개발됐다.

25일(현지시간) 포브스 등에 따르면,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팀은 해파리의 촉수 같은 모양으로 해양 쓰레기를 청소하는 ‘해파리 모양 로봇 플랫폼’(이하 해파리봇)을 개발하고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등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매년 해양쓰레기의 70%가 해저면으로 가라앉는다. 이 쓰레기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플라스틱은 분해되기까지 수백 년이 걸린다. 필연적으로 대규모 ‘청소’ 작업이 요구되는 것이다.

사람이 작업하기 어려운 깊은 바다에는 로봇이 투입되는데, 기존 해양쓰레기 청소용 로봇은 부피가 크고 무거워 작은 바위 틈과 같은 구조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곳곳을 청소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단단하고 각진 로봇의 몸체와 해양 생물의 잠을 깨우는 시끄러운 전기 모터, 유압 펌프도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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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봇’이 움직이는 모습. 사진=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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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쓰레기를 붙잡는 ‘해파리봇’. 6개 다리 중 2개는 붙잡기용, 4개는 헤엄치기 용으로 구성했을 때 모습. 사진=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유튜브 캡처.

이에 연구팀은 부드럽게 휘는 촉수를 움직이며 바닷속을 누비는 해파리에서 영감을 받아 다재다능하고, 에너지 효율적이면서 소음이 거의 없는 ‘해파리봇’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해파리가 헤엄치는 방법이 효과적인 유체 추진과 물체 조작을 결합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해파리봇은 본체 밑에 여러 개의 플라스틱 구체를 이어 붙여 로봇이 움직이는 데 필요한 장비를 나눠 담았다. 각각의 구슬이 일종의 ‘근육’인 셈이다. 전력을 공급하면 구슬 목걸이처럼 이어진 플라스틱 구체들은 해파리의 촉수처럼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헤엄칠 수 있게 된다.

오염 물질을 포집하는 방법 역시 해파리에서 영감을 받았다. 포스트닥터인 왕 티안루 연구원은 "해파리가 위로 헤엄쳐 올라갈 때, 해파리는 몸 주위에 해류를 만들면서 그 경로를 따라 물체를 가둘 수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직접 잡는 것 외에도 유체 흐름 패턴을 제어해 쓰레기를 위로 나를 수 있고, 2~3개 로봇이 협력할 수도 있다.

실험 결과 직경 16cm의 해파리봇은 유사한 크기의 다른 해양쓰레기 청소용 로봇보다 높은 효율을 보였다. 초당 최대 6.1cm를 이동하며 100밀리와트(mW)의 전력으로 움직였다.

다만 전력 공급의 문제가 남아있다. 현재 개발된 해파리봇은 오랜 시간 작업하기 위해서 전선을 연결해 전력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주형준 연구원은 “기술의 발달로 전선을 사용하지 않고도 로봇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법이 곧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 연구원은 “우리는 쓰레기와 같은 물체를 조종하고 위쪽으로 운반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을 확인했다”며 “수중 로봇이 언젠가 우리의 바다를 청소하는 것을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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