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대응은 거스를 수 없는 것으로,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의 문제입니다.”
최규종 대한상공회의소 그린에너지지원센터장은 국내 기업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경쟁력을 두고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표시했다. 산업계 전반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관심도가 빠르게 커지면서 성장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 센터장은 “국내 산업계 RE100 대응 수준은 이제야 필요성을 느껴 공부를 시작한 학생과 같은 모습”이라면서도 “태도 점수를 포함하면 전체 성적은 80~85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RE100에 가입한 우리 기업 수는 올해 3월 기준 29곳으로 미국(103곳), 일본(76곳), 영국(48곳)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최 센터장은 “아직 RE100이 지향하는 재생에너지 100% 달성 기업은 없지만 점차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RE100 우등생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재생에너지 여건이 열악한 측면을 감안하면 노력상 정도는 받을 만하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안도할 상황은 아니다. 최 센터장은 RE100을 주관하는 탄소공개프로젝트(GDP) 측에서 권고한 시기(2030년 60%, 2040년 90%, 2050년 100%)를 언급하며 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RE100 이니셔티브가 내놓은 '2022년 RE100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은 평균 2%에 불과하다”며 “자가 공시한 15개 기업만 분석한 것으로, 오차가 있을 수 있지만 전폭적인 투자와 실행이 있어야 함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EU의 공급망실사법은 내년, 탄소국경조정제도는 3년 후(2026년) 본격 시행되는 만큼 기업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 대처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 센터장은 그린에너지지원센터가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RE100 달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센터는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RE100컨설팅 데스크 운영기관으로 지정받아 이달부터 맞춤형 컨설팅을 시작했다.
기업을 위한 RE100 대변인 역할도 자처했다. “경제단체 중 재생에너지 분야 전담부서가 설치된 곳은 대한상의가 유일하다”며 “보다 많은 기업이 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현안에 대해서도 산업계 의견을 적극 대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 운영 목표로는 RE100 참여 준비부터 달성까지 전주기 지원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콜센터를 운영해 기업에게 기초 컨설팅을 제공하고, 보다 전문적 심화 컨설팅을 희망하는 경우 현장 방문 진단 서비스를 무상 실시한다. 회원사들이 가장 많이 요구한 재생에너지 매칭 지원도 올 하반기에 시작할 예정이다.
최 센터장은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계속 낮아지고 산업경쟁력 측면에서도 재생에너지 사용은 필수 규범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이를 신사업 창출 기회로 삼고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능동적 전략과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