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후지산 분화 시 자동차가 아닌 도보로 대피하도록 지침을 바꿨다. 일본이 언제라도 화산 활동이 일어날 수 있는 활화산으로 분류되는 후지산에 대한 대피 계획을 9년 만에 전면 수정하자 후지산 폭발이 현실로 다가온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교도통신, NHK 등에 따르면, 시즈오카, 야마나시, 가나가와 3현이 참여하는 '후지산 화산방재 대책 협의회'는 이날 후지산 분화 대피계획 보고서 개정안을 발표했다. 2014년 처음 수립된 대피계획의 전면 개정판이다.
협의회는 화산이 분화하면 용암류가 24시간 이내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피해 예상 지역의 주민들은 걸어서 피난하도록 권고했다. 이때 용암은 사람이 걷는 속도로 내려온다고 가정했다.
기존에는 차량을 통한 대피가 기본 전제였으나, 분화 이후 도로가 막혀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계획을 변경했다. 다만 용암류가 24시간 이내에 닿지 않는 지역의 주민과 노약자, 장애인, 폭발이 예상되기 전 자발적인 대피는 차량 피난이 허용된다.
개정안에서는 특히 화산재에 대한 위험을 경고했다. 화산재로 인해 즉각적인 인명피해는 없지만 그 엄청난 양으로 교통 인프라 등 각종 필수 시설이 마비돼 장기적으로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간 화산재가 분출됐던 1707년 '호에이 분화'와 같은 규모의 폭발이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분화 단 3시간 만에 도쿄 도심에 화산재가 쌓여 기능이 마비된다. 또 이때 발생하는 화산재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발생한 재해 폐기물의 약 10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 23구(區) 일부에서는 하루에 3cm, 이틀에 10cm 이상의 화산재가 쌓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0.5mm 수준의 몇 안 되는 화산재 분출에도 도쿄와 치바현에서 열차 운행이 중지된다.
이에 협의회는 후지산 분화 이후 재가 떨어질 경우 실내에 머물 것을 권장했다. 실내 대피를 위해 약 1주일 분량의 식량과 마스크, 헬멧 등을 비축해둘 것도 언급했다. 각막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콘탠트 렌즈 착용도 좋지 않다. 식수와 식량은 최소 일주일 분량을 비축해야 갑작스러운 수질 오염에 대비할 수 있다.
한편, 후지산은 일본 시즈오현 북동부와 야마나시현 남부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만 3776m에 달한다. 일본 최고봉으로 후지 화산대의 주봉이다. 마지막 폭발은 1707년으로, 당시 화산재가 16일 동안 떨어졌으며, 현재 도쿄 중심부에 해당하는 지역에는 약 4cm 두께의 화산재가 남았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