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정부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인해 우리나라 벤처·스타트업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21일 서울 강남 팁스타운에서 열린 '미국 SVB 사태 대응 간담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부의 기능은 불안을 없애는 것이다.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정책금융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벤처·스타트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준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방임'만이 해답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혁신으로 무장한 벤처·스타트업 기업의 육성을 위해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정부의 역할을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 그냥 맡겨놓으면 저절로 살 것은 살고 죽을 것은 죽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성공 확률이 약 3%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나머지 97% 가까이는 실제로 위험에 처한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 PF발 금융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몇 달 이내에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예측들이 있다. 부동산 PF 영역에서 금융위기가 현실화되지 않겠느냐는 걱정들을 하고 있다”며 “특정 부문이나 특정 영역 자금사들의 불안이 전체 금융이나 경제로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역시 정부·국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SVB의 파산 사태에 따른 국내 벤처·스타트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다. 이 대표는 “SVB가 갑작스레 파산하면서 업계가 매우 어려운 위기에 처했다. 벤처·스타트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이 상당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될 것 같다”며 “이런 유사한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올해 1월 신규 벤처 투자액이 2579억원인데 작년 같은 기간 1조 6400억원에 비하면 80% 이상 급감한 수치다. 거의 가뭄”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올해 모태펀드 예산이 40% 삭감됐다. 경제를 보는 시각이 어떤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모태펀드 예산을 복귀하거나 늘려가겠다. 정책금융을 확대하는 방향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