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김학성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암세포에 약물을 집중해 전달할 수 있는 '클라트린 조립체'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암을 부작용 없이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약물을 암세포에만 전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단백질 조립체가 이런 약물 전달에 널리 활용된다.
단백질 조립체를 약물 전달에 이용하려면 암세포를 인식하는 단백질,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약물을 단백질 조립체에 효과적으로 접합시키는 '기능화 기술'이 필수다. 다만 이런 기능화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효율이 낮으며, 작은 크기 화학 약물 적용에만 한정돼 실제 사용이 어렵다.
이번 연구에 활용한 클라트린이라는 단백질 조립체는 세포 안에서 자가조립돼 물질을 효율적으로 수송한다.
연구팀은 암세포 인식 단백질과 독소 단백질 기능화가 용이하도록 클라트린 사슬을 설계했고, 새로운 '클라트린 조립체'를 얻었다.
개발한 클라트린 조립체는 암세포 인식 단백질, 독소 단백질에 동시 고효율 접합이 가능하다. 향후 약물 전달, 백신 개발 및 질병 진단 등 생물의학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대표적인 종양 표지자인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를 인식하는 단백질을 사용해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었다. 기존보다 무려 900배 이상 향상된 결합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했을 때 정상 세포에는 영향이 없으나 암세포는 효과적으로 사멸함을 확인했다.
연구 논문 제1저자인 김홍식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새로 설계한 클라트린 조립체는 한 번 반응으로 서로 다른 두 종류 단백질로 기능화할 수 있고, 대장균에서 생산 가능해 생물의학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는 단백질 조립체 응용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스몰(Small)에 지난 2월 22일 자 19권 8호에 출판됐으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글로벌박사양성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