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모바일 결제, 한국형 NFC 인프라 활용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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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식 한국모바일인프라진흥협회장

그동안 많은 예측을 낳은 '애플페이'가 조만간 국내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 시장에 비접촉 결제방식의 다양성을 확보해서 소비자로 하여금 선택의 폭을 넓히고 관련 산업 발전을 기대하게 한다.

비접촉식 결제방식은 1996년에 출시한 유패스, 1997년 부산에서 출시된 하나로카드를 통해 우리나라가 사실상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지금은 전국 교통부문과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형 근거리무선통신(NFC) 규격으로 비접촉식 카드 결제가 이루어지고 있고, 국내 카드사도 2015년부터 모바일 지불결제 NFC 규격을 제정하면서 카드사 공동 NFC 서비스 '저스터치'도 출범했다. 이렇게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됐다. 그러나 이에 비해 교통을 제외한 유통 부문에서의 활성화 주요 열쇠인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저스터치도 단말기 보급 비용 문제로 출범에 어려움을 겪었고, 글로벌 NFC 서비스인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 보급률도 10% 정도에 불과해 업계에서는 시장 파급력이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연간 100만명이나 되는 외국인 관광특수가 기대되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실물 카드 위주의 제한된 국내 결제방식의 현실은 EMV 규격 기반 NFC와 QR코드 기반 간편결제 등 모바일 결제에 익숙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도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 모바일 결제 인프라를 어떻게 확충하고 보급해야 소상공인 등 골목상권까지 모바일 결제 서비스 활성화를 도모하고 글로벌 결제 문화도 수용할 수 있을까. 그 답은 한국형 NFC 인프라 활용과 모바일 POS 애플리케이션(앱)의 적극적인 보급에 있다고 본다.

우선 애플페이 도입에 따라 확충되는 NFC 단말기에서 국내에 3000만장이나 발급되어 교통부문에서 사용되고 있는 한국형 NFC(페이온) 비접촉식 카드도 결제될 수 있도록 규격 호환 작업을 해야 한다. 이는 새로운 서비스 도입을 통해 국내 독자 규격 카드도 수용함으로써 글로벌 카드사에 지급되는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방세계가 주도하는 EMV 규격에 종속화 방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모바일결제 시장 주도권을 국내 기업이 유지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또 모바일 POS 앱을 적극 활용, 보급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애플페이 등을 위한 별도의 EMV 단말기가 필요하지 않으며, 영세상인 중심의 골목상권까지 보급이 용이하다는 장점과 함께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와의 QR코드 중심 간편결제서비스 호환도 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2년 전 국내 한 시중은행이 모바일 POS 앱을 개발해서 가맹점 거래처에 보급하기 시작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출발이라 할 수 있다.

영국의 글로벌데이터 PLC에 따르면 2021년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55조7000억달러에 달했고 2025년까지 연평균 21%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제 모든 산업 경쟁력의 한 축인 결제시장에서 정부의 애플페이 도입 허가 결정으로 갈라파고스 이슈는 벗어난 듯 보인다. 지금부터는 그동안 우리 국민 삶의 패턴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국내 모바일 결제를 위한 한국형 NFC 인프라 범용성과 글로벌 수용성을 높이면서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어렵게 쌓아 온 한국 결제시장 주권을 유지하고 소비자 선택의 폭도 높일 수 있는 인프라 확충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권영식 한국모바일인프라진흥협회장 kys@mip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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