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가운데 9일 이해관계자가 모두 모이는 '8자 협의체'가 첫 가동된다.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인 데다가 정치권은 물론 소비자단체까지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이번 논의에 첫 의료계가 참여하는 만큼 이목이 쏠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9일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관련 이해관계자가 모이는 8자 협의체 회의가 열린다. 이 자리에는 국회와 금융당국, 생명·손해보험협회, 보험사는 물론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소비자단체 등이 참석한다. 특히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에 반대 의사를 밝히던 의료계가 처음으로 참석한다.
보험업계와 시민단체(보험소비자)는 번거로운 종이 서류 제출 없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 도입을 추진해왔지만, 의료계 반발로 14년째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월 국회에만 6개 관련 개정안이 상정됐었다.
현재도 의료계 반대는 여전하다. 의료계는 서류 전송 의무가 없고 환자 개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를 반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산망을 통해 비급여 진료비 등이 관리·통제된다는 점도 우려한다. 이에 대안으로 보험개발원을 중개기관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법안이 논의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최종 상정되지 못했다. 당초 법안소위 심사안건에 다섯 번째 순서로 상정됐지만, 최종 논의안건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8자 협의체 회의 이후 14년간 공회전을 거듭하던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최근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법안이 최종 안건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안타깝지만, 의료계가 함께하는 8자 협의체 이후 결론 내는 것이 명분상으로나 실리상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번 회의가 14년째 공회전을 거듭하는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의 새 국면을 맞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