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첫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 성인이 된 후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청년이 5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67.7%는 아직 독립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경제적 여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 주 원인으로 드러났다.
국무조정실은 작년 7월부터 8월까지 만 19~34세 청년 가구원을 포함한 전국 약 1만5000가구를 대상으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7일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주거 실태조사 결과 가구주인 부모와 미혼 청년으로 구성된 가구가 53.3%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청년 1인 가구가 22.6%, 청년부부 가구 7.2%, 청년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가 6.0% 순으로 나타났다.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청년 중 56.6%는 경제적 여건을 갖추지 못해 독립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송경원 국조실 청년정책조정실장은 “부모소유 포함 자가가구의 평균 주택가격은 5억3000만원 수준으로 수도권이 7억3000만원, 비수도권이 3억2000먼원으로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면서 “필요한 주거정책으로 구입자금 대출 41.0%, 전세자금 대출 23.9%, 월세 등 주거비 지원 17.3%, 공공임대 공급 11.8% 순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취업·노동 실태 조사결과 취업자의 비율은 67.4%이고, 세금 공제 전 월임금은 252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직장에서의 평균 근속기간은 31.6개월이며, 1년 미만 근속기간의 비율은 32.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이 이직 또는 구직시 고려하는 사항은 임금 48.5%, 고용안정성 12.8%, 본인의 장기적 진로설계 8.4%, 근로시간 7.2% 순으로 나타났다.
송 실장은 “최근 1년 동안 번아웃 '소진' 경험은 33.9%가 있다고 응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진로불안 37.6%, 업무과중 21.1%, 일에 대한 회의감 14.0%, 일과 삶의 불균형 12.4% 순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의 집에만 있는 은둔형 청년의 비율은 임신·출산·장애를 제외하고 2.4%로 나타났다”면서 “은둔 이유는 취업 어려움 35.0%, 대인관계 어려움 10.0%, 학업중단 7.9% 순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많은 청년들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달리, 청년의 94.8%가 바라는 미래를 어느 정도 이상 실현할 수 있다고 응답하며,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려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청년 삶 실태조사'를 청년통계의 장기적인 시계열 변화를 볼 수 있도록 '청년기본법'에 따라 2년 마다 실시하고 조사결과는 청년정책 개선 근거로 활용할 계획이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청년기본법'에 따라 우리나라 청년들의 삶을 종합적이고 다각적으로 살펴본 최초의 조사결과”라면서 “앞으로 청년,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발전을 위한 정책 설계에 중요한 단초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