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면접 진행…오후 결과
정치권 반대땐 주총 표대결
국민연금 최대 변수 떠올라
KT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출을 위한 운명의 날이 밝았다.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KT 대표 선임을 위한 최종 면접 절차가 7일 예정대로 진행된다. 더 이상 차기 CEO 선임을 미루다가는 주주가치 훼손에 따른 국제 소송전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KT 고위관계자는 “7일 오후 CEO 후보 4인에 대한 면접 일정에 변동이 없으며, 최종 이사회 심사를 거쳐 당일 오후 늦게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하지만 차기 CEO에 대한 정치권 반대가 지속될 경우, CEO 선임 이후 주주총회 표 대결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통신업계에서는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과 용산 대통령실이 '이권 카르텔'이라며 일부 후보자에 대한 문제제기 이후 이사회가 최종 CEO선임을 미룰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KT 이사회는 7일 오후에는 CEO 선임절차에 집중하고, 8일 4명의 사외이사 선임 건 등 주주총회 추가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후보자들에게도 면접 시간 변경 등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KT 이사회는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KT Mass 총괄(사장) 4인 후보를 대상으로 심층적인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각 후보자도 프리젠테이션을 위해 회사 현안 데이터 등을 수집하며, 막판 준비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KT 이사회와 내부 임직원 사이에서는 이번에는 CEO 선임 절차를 연기할 수 없다는 강한 기류가 감지된다. 이사회는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발생하자 외부 인선자문단을 구성하고, 구성원까지 공개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KT 임원은 “차기 CEO 선임이라는 이사의 의무이자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경우에는 '배임'에 해당돼 해외주주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KT 이사회가 정치권 외풍을 뚫고 KT의 미래를 책임질 인물을 CEO로 굳건하게 선택할지 관심이다. 사외이사 중 1명인 벤자민 홍 이사는 이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주주 가치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이사회가 예정대로 CEO를 선임하더라도 정치권 외풍을 가라앉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 정권이 7일 선출될 차기 CEO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3월말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불가피하다. KT 지분구조상 국민연금 약 10%, 해외주주 약 44%로 구성돼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의결권 가이드라인에 따라 횡령·배임 전력 등 주주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반대표를 던지게 돼 있다. 가이드라인에 위배되는 의결권을 행사할 시 KT는 물론이고, 국가 신인도에도 논란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