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헬스케어가 첫 서비스로 올해 3분기 모바일 혈당 관리 플랫폼을 선보인다. 5월에는 병원과 기업 대상 데이터 연구 플랫폼도 상용화한다. 올해 기업·소비자간거래(B2C)와 기업간거래(B2B), 기업·병원간거래(B2H) 서비스를 각각 공개하며 글로벌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에 도전한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2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지난해 3월 법인 출범 후 수십개 디지털 헬스케어 프로젝트를 검토했고, 두 가지 서비스를 상·하반기에 각각 출시할 예정”이라면서 “대한민국 대표 헬스케어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연속혈당측정기(CGM)와 모바일을 연동한 혈당 관리 플랫폼 '프로젝트 감마(가칭)'를 올해 3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CGM과 애플리케이션(앱)을 블루투스로 연동해 실시간 혈당을 모니터링하고 각종 웨어러블 기기와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운동, 수면, 식사, 스트레스, 체지방, 근육량 등 데이터를 수집한다.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혈당과 각종 변수 간 상관관계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고 혈당 관리 가이드를 제공한다.
CGM은 혈당을 1회 착용으로 최대 15일 동안 채혈 없이 실시간 연속으로 측정하는 기기다. 덱스콤, 메드트로닉, 애보트 등 소수 글로벌 기업이 독과점하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복수의 CGM 제조기업과 협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용자 대상으로는 CGM 기기 비용보다 낮은 수준으로 과금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시장에 일부 혈당 관리 서비스가 나와 있지만 혈당 관리 게임체인저인 CGM과 연동하는 서비스는 없다”면서 “모바일 기반 혈당관리 서비스를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하고 사회적 비용 절감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병원, 연구기관, 기업 대상으로 의료 데이터 공유와 활용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델타(가칭)'도 5월에 선보인다. 의료기관이 보유한 임상데이터와 의무기록을 표준화해 데이터 레이크를 구축하고,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을 바탕으로 데이터 유출 위험 없이 인공지능(AI) 연구에 활용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연합학습은 의료기관이 보유한 환자 데이터를 중앙서버에 이동시키지 않고도 AI 모델만 보내 학습시킨 후 강화된 모델만 다시 전송하는 방식이다.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로, 국내 대형병원 한 곳과 파일럿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5월에 시스템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향후 병원에서 진행하는 임상 연구는 물론 제약사 신약 후보물질 발굴이나 약물 재창출 연구, AI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 대표는 “병원이 정보기술(IT)에 쓸 수 있는 예산과 기술 인력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AI와 빅데이터 플랫폼을 합리적인 가격에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겠다”면서 “안전한 데이터 학습 환경을 지원해 임상 연구를 활성화하고, 산업 분야에 데이터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델타와 감마에 이어 후속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황 대표는 “국내에서 비대면 진료 사업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