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경쟁촉진 토론회
3사 과점 구도 탓 신뢰 악영향
외국인 투자 등 진입장벽 완화
알뜰폰 관련 법·제도 개선 검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알뜰폰(MVNO) 경쟁력 강화와 제4 이동통신사업자 시장진입 등으로 통신시장 경쟁촉진을 이끈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0.4% 저성장을 기록한 통신시장에 신규 플레이어를 투입해 활발한 경쟁을 유도, 지속가능한 성장 환경을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20년 넘게 지속되는 통신 3사 과점구조와 차별성이 부족한 요금제 등으로 통신산업에 대한 국민 신뢰가 높지 않다”며 “정부는 시장진입 규제완화 등 시장구조를 개선하고 알뜰폰을 기존 통신 3사와 경쟁할 수 있는 사업자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통신서비스 매출 97%를 차지하는 통신 3사 과점구조에서는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요원할 것으로 판단했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 12월 5G 28㎓대역 할당 취소 사유를 들었다.
박 차관은 통신시장 활력을 위해 '활발한 경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구조 개선을 통한 신규 사업자 등장 유도, 알뜰폰 경쟁력 제고 등으로 새로운 통신시장 생태계를 조성한다.
과기정통부는 통신뿐만 아니라 금융·유통·모빌리티 등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 등장을 전폭 지원할 계획이다. 과점구조 개선을 위해 주파수 이용, 초기 망 구축 비용, 외국인 투자 유치 등 신규 사업자 진입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
알뜰폰 사업자가 저가 소규모 통신사로 머무르지 않도록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규모의 경제를 갖춰 기존 통신 3사와 경쟁할 수 있는 알뜰폰 경쟁력 제고 정책방안도 강구한다.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이용자 정보 제공, 선택권 확대 등 법·제도 개선도 전향적으로 추진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시장구조 개선을 위해 진입 규제와 주파수 할당·이용제도 완화 및 망 관련 제도와 규제 개선을 건의했다. 알뜰폰을 포함한 통신시장 경쟁촉진을 위해 이통사 자회사 집중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과 자급제 활성화 등 단말유통구조 개선을 제안했다.
김민철 KISDI 통신전파연구본부장은 “현재 진행 중인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국내 이통시장은 통신 3사 매출이 전체 97.9%를 차지하는 과점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1위 점유율·1~2위 격차 등 주요 지표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을 상회, 시장구조가 상대적으로 집중된 경쟁이 미흡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경쟁촉진 정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전문가들도 더 낮은 가격, 다양한 상품, 나은 품질, 큰 혁신을 통한 경쟁촉진 필요성에 공감했다. 생산성과 국민생활수준 향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제4 이통사 출현과 성공이 쉽지 않은 만큼 경쟁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과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순구 연세대 교수는 “통신시장 특성상 매몰비용이 커 신규 진입이 어렵다”며 “데이터 이용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등 경쟁 저해 요소를 제거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조성익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통신시장에서 독행기업(시장 경쟁을 촉진해 업계 독과점을 막고 소비자 이익 확대에 기여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먼저”라고 제언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