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마드리드CF, FC바르셀로나 등 세계 최정상급 프로축구팀이 소속된 스페인왕립축구연맹(RFEF)이 토종 메타버스 기술 기업 쓰리디팩토리와 스포츠 관련 메타버스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팬토큰을 활용한 스포츠베팅이나 인기 선수 대체불가토큰(NFT)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내세웠다.
쓰리디팩토리는 2일 서울 종로구 당주동 포시즌스호텔에서 RFEF와 국가 간 친선경기 추진, 유소년 축구단 유치, 메타버스·NFT 사업 추진을 골자로 하는 파트너십 협약식을 가졌다. 루이스 루비알레스 RFEF 회장이 이날 협약식을 위해 직접 방한, 소감을 밝혔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한국·스페인)두 나라가 형제 관계를 맺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싶고, 그 가운데 하나가 한국에 스페인 축구학교를 설립하는 것”이라면서 “메타버스 안에서 축구 세계를 구축하고, 쓰리디팩토리와 함께 최고의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RFEF는 스페인 축구클럽 2만9000개가 등록된 스페인 공식 최고 축구의사결정기구다. 쓰리디팩토리는 이번 협약 체결을 통해 RFEF의 공식 파트너로서 앞으로 5년 동안 RFEF와 RFEF 소속 축구클럽의 이름을 사용한 메타버스를 독점 제작, 운영한다.
쓰리디팩토리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분야 기술을 보유한 메타버스 전문 기업이다. 스페인 국가대표팀과 스페인 국왕컵(Copa del Rey), 슈퍼컵(Super Copa)의 메인 스폰서를 맡고 있다. 지난해 11월 카타르 월드컵 행사장에서 RFEF와 스페인 172개 축구클럽의 메타버스, NFT를 구축 운영하는 사업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쓰리디팩토리가 지난달 발행한 사우디아라비아 슈퍼컵 결승전 기념 NFT 473장은 출시 1시간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현재 이 NFT 거래 총액은 25억원에 이른다.
쓰리디팩토리는 지난 2016년부터 김광석, 신해철, 유재하, 김현식 등 세상을 일찍 떠난 가수들의 모습을 홀로그램으로 복원한 '디지털 휴먼'을 선보여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세계 수억명의 축구팬들이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중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팬심'에만 의존해 구성된 탓에 리텐션(재방문)이 떨어지는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쓰리디팩토리는 이를 선수 NFT 거래, 팬토큰, 스포츠베팅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메타버스 내에 구축해 재방문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쓰리디팩토리 메타버스의 주요 사업 중 사기업의 스포츠베팅은 국내법상 금지돼 있어 내국인들은 이용할 수 없을 전망이다. 현재 스포츠베팅 사업에 대한 규제는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영국, 스페인, 호주 등은 일찍이 스포츠베팅 시장을 개방했고 미국과 독일은 최근 정부 감독과 통제 하에 스포츠베팅을 합법화했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독점권을 보유하고 경마, 스포츠토토, 경륜, 경정 등 일부 사행산업을 자체 운영 중이다.
오병기 쓰리디팩토리 대표는 “G7 가운데 6개국이 스포츠베팅을 허용하고 있다”면서 “메타버스 내에서 아바타들이 함께 베팅을 즐기는 등 스포츠를 즐기는 좋을 툴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