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버추얼랩 대표 "맷스큐, 신소재 R&D 비용·시간 고민 해결"

웹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 활용
非 IT연구자도 쉽게 사용 가능
연구자 중심 UX 구현 차별화
AI 재료설계 'D3스퀘어' 주목

“소재 연구자는 신소재 개발을 위해 수많은 후보군을 일일이 실험하는 과정에서 리눅스 등 정보기술(IT)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시뮬레이션을 연구에 도입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게다가 원자구조·결정구조 등 다양한 입력 형식의 이종 데이터들을 다루기 때문에 큰 비용과 시간이 뒤따르는 점도 연구개발(R&D)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민호 버추얼랩 대표는 재료과학 연구 분야에서 “연구자의 신소재 개발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소재 R&D 플랫폼 '맷스큐(MatSQ)' 등 시뮬레이션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계산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비 IT 연구자도 소재 시뮬레이션을 부담없이 실험실에서 활용하는 연구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창업했다. 시뮬레이션, 인공지능(AI), 기계학습 등 신소재 개발 방법론은 소재 R&D 플랫폼 맷스큐를 통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신소재 개발 후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과 큰 비용이 소모되는 기존 연구의 한계점을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극복하는 등 새로운 소재 연구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향후 사람이 직접 개입하는 인간 중심 시뮬레이션 실험에서 앞으로 로봇 중심 자율 실험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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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버추얼랩 대표

-회사 창업 배경은.

▲중견 HPC 기업을 퇴사하고 한양대 신소재공학부에 진학해 석사과정을 밟고 있을 때 많은 동료가 신소재 개발 아이디어는 많은데 계산과학 전공에 익숙치 않아 실험 연구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걸 봤다.

소재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다. 그런데 소재 시뮬레이션 이용 과정에서 큰 진입 장벽은 비핵심인 컴퓨터 사용법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동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전 직장에서 익혀둔 컴퓨터 프로그래밍 기술을 바탕으로 소재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직접 개발했다. IT에 익숙하지 않은 동료들이 손쉽게 시뮬레이션을 다룰 수 있게 되자 내부 평가가 너무 좋았다.

이때 소재를 직접 연구하기보다는 다양한 소재 연구에만 집중하는 좋은 실험 연구 환경을 연구자에게 제공하기로 결심하고 창업했다.

-소재 R&D 플랫폼 '맷스큐'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맷스큐가 출시되기 이전 대다수 기업·대학·연구소 등 소재 시뮬레이션 환경은 가시밭길이다. 시뮬레이션 실험 환경 구축을 위해 △고성능 컴퓨팅 서버 구축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SW) 최적화 △시뮬레이션 SW 구동·결과 분석 등 모든 과정은 연구원의 손을 거쳐야 한다. 비 IT 전공자인 소재 공학도 입장에서 소재 연구보다는 SW 기법과 결과 분석 과정에 더 많은 공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외산 소재 시뮬레이션 SW는 가격이 수천만원대다. 더욱이 고성능 서버를 구매해야 하고 유지보수 비용도 적지 않게 들어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 등 수요자는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맷스큐는 이러한 연구자의 고민을 단번에 해소한다. 웹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플랫폼에서 실험 계산 시 컴퓨팅 리소스(고성능 서버, DB 등)를 이용한 양만큼만 비용으로 지불해 합리적이고 경제적이다. 연구자 입장에서 시뮬레이션 SW, 컴퓨팅 리소스, 최적 사용법 등 세 가지 허들을 손쉽게 넘도록 최적 시뮬레이션 환경을 유지, 신소재 연구에만 집중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소재 시뮬레이션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맷스큐가 유일하다.

-버추얼랩이 내세우는 핵심 경쟁력은.

▲2016년 창업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산과학연구센터에서 2년 동안 연구자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소재 연구를 위한 시뮬레이션 플랫폼 개발에 참여했다. 핵심 개발자로서 리튬이온배터리·반도체 등 소재 플랫폼을 개발, 대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KIST 교수 연구진과 플랫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소재 시뮬레이션 분야의 최첨단 기술과 이를 이용하고 싶어 하는 소재 실험 연구자 요구, 연구 패턴 등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창업 전후 소재 연구자들의 요구와 최첨단 기술을 연구자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노하우를 10년 동안 축적했다.

특히 버추얼랩은 연구자 중심 사용자 경험을 플랫폼에서 구현할수 있다는 게 핵심 역량이자 가장 큰 장점이다. 즉 시뮬레이션, DB, 노하우 등 좋은 기술을 이전받아 플랫폼을 통해서 사용자한테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1만5000명 이상 사용자를 확보했다.

-향후 R&D 플랫폼이 다루는 재료 분야 확장 계획은.

▲맷스큐는 창업 초창기 무기 소재만을 타깃으로 시작했다. 2021년 이후 유기 소재, 고분자 등 주요 소재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플랫폼 확장을 위해 외부에서 우수 기술을 지속 발굴해서 탑재한다. 재료과학 분야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간편하게 사용하는 양질의 오픈 플랫폼 기술 이전을 위해 더욱 힘쓸 계획이다.

최근에 미국 매트머라이즈의 고분자 물성 예측 머신러닝 프로그램(폴리머라이즈), KIST의 재료 흡착에너지 예측용 머신러닝 알고리즘 프로그램(SGCNN) 등 AI, 기계학습 등 첨단 기법을 탑재해 차세대 연구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 발굴과 이전에 노력하고 있다. 고성능 전기화학 촉매 연구설계에 특화된 '카탈리틱' 서비스도 선보였다.

1분기엔 경량소재 개발을 타깃으로 AI 재료설계 플랫폼 'D3스퀘어(Date Driven Dicscovery Square)'를 새롭게 선보인다. 알루미늄 합금소재 등 경량 소재연구 개발을 위한 전용 플랫폼이다.

D3스퀘어는 연구자가 최소 개발 시도를 통해 원하는 물성을 지닌 합금 재료 조합 비율을 AI를 통해 파악해 새로운 경량 소재를 제조할 수 있다. 경량 소재 강도를 높이는 최적의 레시피를 단시간 내 제안하기 때문이다. R&D 리스크는 최소화하는 대신 가장 높은 상업화 성과를 가져다 줘 중소·중견 제조 업체에 희소식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국 진입의 주춧돌인 소재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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