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경련 혁신작업, '경제'만 바라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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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된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전경련 정기총회에서 수락 인사를 마친 뒤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3일 김병준 회장 직무 대행체제로 새출발을 선언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제 가 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할 것” “국민과 동떨어진 조직은 존재 가치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환골탈태를 이끌겠다” 등 강도 높은 발언으로 혁신 의지를 내비쳤다.

전경련은 '뉴 웨이 구상'도 추가로 소개했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을 세계 수준의 싱크탱크로 키운다. 회장단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이슈 협의체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설립도 검토한다.

전경련의 혁신 작업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 정경유착 논란에 휘말리며 내리막길을 걸은 전경련으로서는 새로운 체제에 기반을 둔 도전이 돌파구일 수 있다. 뉴 웨이 구상에 담긴 과제를 하나둘 실천하면 된다.

걱정도 없지 않다. 애초 전경련은 차기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었지만 후보들의 고사 등으로 6개월 직무대행 체제를 꾸렸다. 단체장을 찾기 어렵다는 것은 그만큼 전경련의 앞날이 순탄치 않다는 점을 보여 준다.

김 직무대행의 정치 배경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정경유착을 아킬레스건으로 하고 있는 전경련으로는 부담되는 이력이다. 김 직무대행이 “나는 스스로 정치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앞으로 신중한 행보가 요구된다.

결국 전경련 혁신의 해답은 원점에서 찾는 것이 맞다. 전경련 정관 1조는 '자유시장경제의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하여 올바른 경제정책 구현과 우리 경제의 국제화를 촉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다른 것은 보지 않고, 휘둘리지도 말고 전경련 설립 취지에 집중하면 된다. 직무대행 6개월은 짧기도, 길기도 한 시간이다. 이 기간에 전경련 혁신을 위한 틀이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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