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생아 수는 감소했지만 고령화로 사망자는 늘면서 한국 인구가 역대 최대 규모 자연 감소를 기록했다. 작년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로 집계됐다.
통계청은 22일 이같은 내용의 '2022년 출생·사망통계(잠정)'를 발표했다.
작년 한국 인구는 12만3800명 감소했다. 출생아는 24만9000명이었으나 사망자는 37만2800명을 기록했다. 1981년 63만명에 육박했던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1990년대 40만명대, 2000년대에는 20만명 안팎으로 감소했다. 그러다 2020년 사상 첫 감소를 기록한 후 3년 연속 줄어드는 상황이다.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1500명)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추월했다.
인구 자연감소 규모가 커진 것은 출생아 수 감소의 영향도 있지만 사망자 수가 급증한 영향디 컸다. 출생아 수는 2021년 26만600명에서 작년에는 24만9000명으로 1만명 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31만7700명에서 37만2800명으로 5만5000명 늘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사망률은 2020년 5.9명에서 2021년 6.2명, 작년에는 7.3명으로 올라갔다. 남녀 모두 80대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게 나타나는 등 급격한 고령화로 고령 사망자가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도 있었다. 작년 월별 사망자 수 비중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컸던 3월(12.0%)에 가장 컸다. 3월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68.0% 늘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0.7명대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이며 평균(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77년 2.99명, 1984년 1.74명, 2018년 0.98명 등 서서히 하락하고 있다. 0명대 출산율을 기록한 후에도 2019년 0.92명, 2020년 0.84명, 2021년 0.81명 등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시도별로는 서울(0.59명)이 가장 낮고 부산(0.72명), 인천(0.75명) 순이었다.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1.12명)이었다.
출생아 수와 조출생률은 모두 역대 최저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출생률은 지난해 4.9명으로 전년 대비 0.2명 감소했다.
태어난 출생아 가운데 15만6000명은 첫째였다. 둘째가 7만6000명, 셋째 이상은 1만7000명에 그쳤다. 둘째와 셋째 이상은 각각 전년 대비 16.8%, 20.7% 급감했다.
혼인 자체가 줄어들고, 혼인을 늦게 하는 추세도 저출생 심화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2000건으로 전년 대비 1000건 감소했으며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첫 아이를 낳는 나이는 33.0세로 전년 대비 0.3세 높아졌다.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고, 평균(29.3세) 대비 3.7세 높은 수준이다. 둘째 이상까지 포함하는 전체 평균 출산연령은 33.5세로 전년 대비 0.2세 올랐다. 결혼 후 2년 안에 낳은 출생아 비중은 31.5%로 전년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30대 초반이 73.5명으로 가장 높고, 이어 30대 후반 44.0명, 20대 후반 24.0명 순이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