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실적 후폭풍…목표 배당성향 낮추자 투자자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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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그동안 목표로 삼았던 '배당성향 50%' 정책을 포기하고 중기 배당성향 목표로 35~45%를 제시하자 투자자들이 거세게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21일 개최한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6.6% 배당성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주주에게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 비율이다.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주주환원을 많이 한다는 뜻이다.

삼성생명은 그동안 배당성향을 50%까지 높이겠다고 공언했었다. 작년까지도 새 국제회계제도(IFRS17)를 도입해도 이 목표를 유지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날 기업설명회(IR)에서 삼성생명은 중기 배당목표로 현재 수준(3년 평균 40%)에서 5% 오차인 35~45%를 유지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즉각 애널리스트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대부분이 배당성향 목표치를 낮춘 것에 대한 불만 섞인 질문을 던졌다.

한 애널리스트는 “주당배당금(DPS) 상향이 우선순위인지, 배당성향 밴드가 우선순위인지 설명해달라”며 “경상이익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중기 배당성향 목표가 35~45%로 정해진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올해 배당은 작년 실적에 비해 별로 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삼성생명은 2022년 1주당 3000원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는 2021년과 같은 수준이다. 이날 IR에서는 배당 관련 질문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소액 주주들의 성토도 쏟아졌다. 인터넷 종목토론방 등에선 “주주들 외면한 쥐꼬리 배당금” “적은 배당금에 답답하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삼성생명이 배당정책을 바꾼 건 IFRS17 도입에 따라 올해부터 적용되는 새 건전성 지표 킥스(K-ICS) 비율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다. 변동성이 크고 예측이 어려웠던 이전 회계제도와 달리 IFRS17으로 회사 순이익이 안정적으로 늘 것이라는 판단도 깔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배당성향 35~45%를 배당 재원으로 해 주당배당금을 매년 증가시키는 배당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새로운 주주환원책을 꺼내며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를 달랬다.

김선 삼성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IR에서 “보유계약과 자산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 매년 점진적인 주주환원 확대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며 “신제도 도입이 안정화되는 대로 총주주환원 관점에서 초과자본을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방안을 고민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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