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km '거울 도시' 다음은 초대형 '큐브'?...사우디 왕세자가 꿈꾸는 미래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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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도심 확장 프로젝트 '뉴 무라바'의 일환으로 건설할 예정인 큐브형 건물 '무카브'. 사진=사우디 국부펀드(PIF)

사우디아라비아가 ‘지구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으로 또 다른 초대형 건축물을 공개했다. 뉴욕 맨해튼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20채가 들어가는 거대한 정육면체 건물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사우디가 경제발전계획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수도 리야드 북서쪽에 큐브(정육면체) 모양 초대형 마천루 ‘무카브’(Mukaab)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건설 계획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주도하는 ‘뉴 무라바’(New Murabba) 프로젝트에 따른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자금을 대고, 무함마드 왕세자가 설립한 신생기업 ‘뉴 무라바 개발 회사’(NMDC)가 진행하는 ‘뉴 무라바’는 미국 맨해튼 면적의 3분의 1 수준인 19㎢(약 574만7500평)의 신도심을 건설하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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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정육면체 건축물 '무카브' 콘셉트 이미지. 사진=사우디 국부펀드(P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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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정육면체 건축물 '무카브' 콘셉트 이미지. 사진=사우디 국부펀드(P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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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정육면체 건축물 '무카브' 콘셉트 이미지. 사진=사우디 국부펀드(PIF)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 중심에 가로·세로·높이가 각 400m에 달하는 초대형 건물 ‘무카브’를 짓는 것이다. NMDC는 400m 높이의 초고층 건물이라 도심 어디에서나 무카브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큐브 모양의 도시 한 곳을 새로 짓는 셈이다.

무카브에는 11만여 개의 주거 및 숙박 공간, 8만9256㎡(약 2만7000평)의 상업 공간과 기술·디자인 대학 등이 들어선다. 고대 유적을 본 딴 외벽과 건물 안쪽엔 홀로그램 기술이 응용돼 울창한 숲, 공중에 바위가 뜨는 외계행성 등의 3D 영상을 허공에 띄울 수도 있다.

이번 발표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꿈꾸는 ‘네옴시티’와도 일부 닮았다. 앞서 네옴시티는 로봇과 에어택시가 다니고 인공 달이 뜨는 초대형 미래도시 계획으로 뉴 무라바와 함께 ‘비전 2030’의 일환이다. 이 곳의 핵심 프로젝트가 높이 500m, 길이 170km에 이르는 초대형 건축물 형태 도시 ‘더 라인’이다. 거울 외벽으로 이른바 ‘거울 도시’로 불린다.

놀라운 형태의 콘셉트 이미지가 공개되고 있지만 외려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자금 조달에 관한 문제가 첫번째다. 막대한 공사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지 불투명한데, 대형 건축물만 줄줄이 늘리고 있다며 “왕세자가 허황된 약속만 늘어놓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도 1조 달러(약 1239조 원)에 이르는 자금 문제로 진행이 더딘 상태다.

또한 건축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있다. ‘더 라인’의 높이는 500m로 잠실 롯데월드타워 수준이다. 이 거대한 마천루가 100km 이상 이어지도록 길게 짓겠다는 것인데 건축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보는 시각도 상당하다.

‘친환경 도시’라는 콘셉트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규모의 토목 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사막 기후에서 스키장 유지를 위해 필요한 인공 눈 등이 오히려 환경에 더 해롭다는 지적이다.

CNN은 또한 종교적인 문제도 있다고 전했다. ‘무카브’라는 명칭은 이슬람의 예배와 순례의 중심인 ‘카바’ 신전과 유사하다. 수십억의 무슬림들이 하루에 5번씩 기도를 올리는 이 신전을 본 따 자본주의적인 새로운 카바를 건설하려 한다면 무슬림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고 현지 기자는 지적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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