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업무 '스몰라이선스' 확대
소매은행 활성화 英 벤치마킹
진입장벽 완화...6월 결과 도출
지속가능한 수익모델 마련 과제
지난 2018년 '금융 적폐' 청산을 위해 은행 진입규제 완화를 시도했던 금융당국이 올해 다시 금융권 진입장벽을 낮추고 금융·비금융간 영업 장벽을 허무는 시도에 나선다. 특히 예금·대출 등 일정 분야에 특화한 스몰 라이선스를 활성화하고 이 일환으로 기존 인터넷전문은행과 일부 차별화된 '챌린저 뱅크'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민간전문가, 전 금융업권 협회, 연구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제1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개최했다.
금융당국은 6개 과제를 TF에서 중점 논의해 오는 6월까지 결과물을 도출하기로 했다. △챌린저 뱅크·스몰 라이선스 도입 등 은행·비은행간 경쟁 촉진 △금리체계 개선 △보수체계 개선과 주주환원정책 점검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스트레스 완충자본 도입과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논의 △금융사의 비금융업 영위 허용 확대 △사회공헌활동 강화를 위한 실적 공시를 논의하게 된다.
특히 금융당국은 지난 25년여간 큰 변화없이 유지해온 금융업 진입규제를 다시 손보는 일환으로 '챌린저 뱅크'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2018년 당시 대통령이 '금융 적폐 청산'을 제기하고 금융산업 내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진입규제 전반에 대한 개편방안을 모색했으나 여전히 개선점이 산적하다는 게 당국 평가다.
금융당국은 기존 추진하고 있는 예금중개업 등 은행 일부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스몰 라이선스'를 확대하고 은행권 혁신 메기 역할을 하는 챌린저 뱅크 진입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챌린저 뱅크는 일종의 스몰 라이선스 개념이다. 인터넷전문은행과 비슷하지만 개인·소상공인·기업영업에 특화했거나 대출·예금중개 등 특정 분야만 전문적으로 서비스한다. 은행과 경쟁하지만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효과가 있고 기존 금융권의 보수적이고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를 디지털로 효율화하는 등 금융시장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챌린저 뱅크가 가장 활성화한 국가는 영국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형은행의 지배력 축소와 은행간 경쟁 촉진을 위해 챌린저 뱅크를 적극 도입했다. 작년 2월 기준 26개 챌린저 뱅크가 있다. 영국 3대 챌린저 뱅크로는 토스뱅크가 벤치마킹한 레볼루트(Revolut)를 비롯해 몬조(Monzo), 스탈링(Starling)이 있다.
국내 금융당국은 영국 정책당국이 소매은행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새로운 인가체계를 적용한 점을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사전 인가로 은행 설립 준비를 거쳐 본 인가를 통과해 은행업을 허가하는 방식, 사전 인가 후 본 인가에서 영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최대 12개월 이내 시범운영 기간 동안 투자유치와 인프라 보완을 실시해 전체 은행업을 허가하는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지속가능한 수익모델 마련은 풀어야 할 과제다.
심수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은행수나 이용고객수 면에서 챌린저 뱅크가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이익을 시현한 은행은 소수에 그친다”며 “지속가능성을 위한 수익모델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가 이자수익에 안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비이자 수익 확대에 나설 수 있도록 비금융업 영위 허용과 해외진출 확대 방안도 검토한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예금·대출 등에서 실질적 경쟁이 촉진될 수 있도록 보험, 증권,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업권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