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회생, 산업이 답이다] <3>홍남표 창원특례시장 "4차 산업 특화 창원산단 2.0 조성"

모비리티·우주 등 신산업 육성 집중
기업 인센티브·세제지원 혜택 강화
한국, 방위·원전·문화 산업 강점
국가적 경제 위기, 기회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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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표 창원특례시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기 요인이다. 위기는 거의 모든 국토를 아우르지만 특히 지방의 추세가 가파른 것이 문제다. 급기야 '지방소멸'은 현실로 다가왔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소멸이 아닌 회생을 위한 정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배경이다. 지방회생의 해답은 산업에서 찾아야 한다. 튼튼한 산업 기반이 사람을 모이게 하고, 지역을 회생시키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전자신문은 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자체의 진로를 탐색하는 '지방회생, 산업이 답이다' 특별기획을 마련했다. 지방을 위한 '영업사업'으로 뛰고 있는 지자체장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정책으로 회생의 길을 모색한다.

'과학기술 전문성을 갖춘 시장'

홍남표 창원특례시장을 한마디로 정의한 표현이다. 과학기술 관련 행정관료 출신으로 세계적인 산업 트렌드 변화에 밝은 홍 시장은 산업을 통해 창원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홍 시장은 방산, 원자력 등 기존 창원만의 장점에 수소와 모빌리티, 의료, 바이오, 첨단기기 연구 등 창원의 50년을 책임지기 위한 밑그림 그리기에 일찌감치 돌입했고 일부는 벌써 성과도 얻었다. 현재 삶을 보호하고,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하며 더 나은 미래로 가는 비전을 실행하는 것이 정치라고 믿는 홍 시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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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표 창원특례시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창원시장이 된 지 8개월여가 지났다. 그동안 성과는 무엇이며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모든 조직은 기존에 하던 일을 연속성 있게 잘 추진하면서 미래를 대비하는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민선 8기 창원시의 새로운 비전과 전략에 맞도록 정책 및 사업을 재구조화했다. 우선 원자력 산업 생태계를 복원했다. 한국산업은행과의 업무협약으로 원전금융정책관을 위촉(2022년 8월)했고 산업통상자원부 등 공공기관 협업 원전기업신속지원센터(2022년 9월)가 창원에서 문을 열었다. 또 창원 지역은 원전 산업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로 지정(2022년 10월)됐다.

수소 산업과 관련해 국내 연구기관 집적 및 창원기업 해외진출 지원도 이뤄냈다. 창원기업의 수소모빌리티 개발 참여가 확산됐고 우주 수소기업 창원 이전 및 일자리 창출 성과를 얻었다. 또 지난 1월 창원특례시는 UAE 아부다비 정부 간 '수소모빌리티 보급 상호협력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산업구조 개편 지원 및 미래 신산업 발굴·육성도 있다. 의료·바이오 첨단기기 연구 제조센터 창원 유치를 제안했고 우주산업 분야 육성(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협력)도 성과를 보였다. 모빌리티 산업 기반(UAM 실증사업, AAM 복합연구센터 구축 건의, 드론 특별자유화 구역 등)도 확충했다. 아울러 대형 장기표류사업 조기 정상화를 위한 정밀진단을 실시하고, 세출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4400억원 예산절감과 343억원 부채 조기상환도 이뤄냈다. '창원국가산단 2.0 유치 추진'도 추진 중이다.

다만 아쉬웠던 점이라면 그동안 시정을 진단하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확보에 주력하느라 시민과 소통이 다소 부족했던 것 같다. 올해는 연초부터 시민과 소통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 중이다.

-2023년도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은 무엇인가?

▲올해는 창원의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원년이다. 2024년은 창원국가산단이 50주년이 되는 해다. 창원은 과거 산업화 시대, 창원국가산단(1.0)을 통해 50년 발전을 이뤄왔다. 하지만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개념 국가산단이 필요하다. 창원국가산단 2.0을 유치해 창원의 새로운 50년을 이끌어나가고자 한다. 국가산단 2.0이란, 창원이 지닌 방위·원자력 산업 분야 경쟁력에 더해 신산업과 고급인재를 동시에 육성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특화 산단을 의미한다. 예를들어 프랑스 그르노블과 일본 센다이와 같은 세계적인 방산 도시는 기업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첨단 대형 연구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관련 기업의 집적화와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앞서 말씀드린 산업구조 개편(국가산단 디지털 전환, 주력산업 고도화 등)과 미래 신산업 발굴·육성(모빌리티, 우주, 수소, 의료바이오 등)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다.

시민의 삶 개선에도 힘을 쏟을 생각이다. 우선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 도시공간 재구조화를 추진 중이다. 18년만의 시내버스 전면 노선개편, S-BRT 구축, 도시철도(트램) 도입 검토 등 대중교통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 아울러 수서행 SRT 경전선 운행과 창원~동대구 KTX 직선화 및 창원 산업선 신설 추진, 단독주택지 주거환경 개선 등도 시도 예정이다. 또 인구 100만 도시 위상에 어울리는 품격 있는 도시를 조성하고자 한다. 의과대학 유치 TF를 구성해 의과대학 창원유치에 나섰고 대표 브랜드 축제 기획(진해군항제·마산국화축제 등), 국제학교 설립 기초 타당성 검토 착수, 창원 관광종합개발계획 수립 등을 함께 추진 중이다.

아울러 시민 삶을 보듬는 따뜻한 창원을 위해 전국 최대 규모 파크골프장 인프라 구축, 창원시 중장년 지원센터 설치, 창원맘 커뮤니티 센터 설치, 국가산단 내 공공형 어린이집 설치, 취약 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 등을 추진할 것이다. 더불어 청년이 찾아오는 활기찬 도시 조성을 위해 청년 주거 및 자립기반 조성, 청년 일자리 지원 및 산업인재 양성체계 정립, 청년 구직활동 지원 등 정책도 세웠다.

창원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도시이자 대한민국 방위산업 수출액 22.5%, 원자력산업 종사자 수 26.9% 차지하는 도시다.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 창원을 만들어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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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표 창원특례시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창원시 산업 육성을 위해 투자유치 계획은 있는지? 그리고 창원시 산업 발전 방향은 무엇인가?

▲우리 창원시는 2022년 투자 혹한기에도 공격적인 투자유치로 창원 경제 회복을 가속화 했다. 우선 항공·방위·복합물류산업 등 13개사 유치했다. 이를 통해 3050억원 투자 효과, 770명 신규 고용 등의 성과를 이뤘다. 또 UAE 두바이, 호주 시드니 등 해외 진출 기반 구축했고 중국·태국·인도네시아·호주·싱가포르 등 수출상담회 및 사절단 파견으로 해외 판로 개척했다.

2023년에는 투자유치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창원시만의 차별화된 투자환경을 조성해 많은 기업이 찾아오도록 할 것이다. 먼저 투자 의향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려고 한다. 창원형 기회발전 특구 유치, 전략산업 특별지원 대상 확대, 기업 정주지원 강화 등 각종 세제 및 지원 혜택을 검토 중이다. 또 투자 기업 편의 증대를 위한 '창원형 ONE-STOP 서비스 지원'을 시행했고 창원형 원스톱 서비스 전담 TF도 올해 2월에 신설했다. 이곳에서는 투자 전부터 사후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신속하고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창원 산업의 발전 방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기존산업의 경쟁력 제고(디지털 대전환)를 지원하는 것과 경박단소한 미래 신산업을 창원에서 육성하는 것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원자력과 방위 산업 등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창원이 확실하게 먹고 살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첫 번째다. 하지만 창원의 주력산업 대부분은 중후장대하고 수직계열화돼 있어, 대기업에서 일감을 가져오지 못하면 그 아래 1차, 2차 밴더 기업들이 굉장히 어려워지는 구조적 취약성이 있다. 그래서 기존 주력산업 강화와 더불어, 경박단소한 산업 및 미래 신산업을 발굴해서 육성하는 것이 두 번째다. 의료, 바이오, 모빌리티, 우주항공 등 신산업을 비롯해 소재·부품·장비 등 작지만 돈이 되는 기업들을 많이 발굴·육성해 창원의 산업구조를 다변화해 나갈 것이다.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으로 인해 지방자치가 변곡점에 서 있다. 지방자치 대전환을 위한 창원시만의 전략이 있다면?

▲2022년 1월 13일, 4개 특례시(창원, 고양, 수원, 용인)가 출범했다. 하지만 현재 특례시는 기초자치단체와 광역자치단체 사이의 자치권을 부여받고 있는 등 미완성 자치권을 보유하고 있다. 특례사무 확보도 중요하지만, 인력과 재정이 수반돼야 한다. 이를 위해 4개 특례시가 수차례 함께 모여 특례시장협의회를 개최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다. 앞으로 특례시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건의 등을 통해 재정권한을 비롯한 특례시 자치권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반면에 다른 특례시와 달리 해양개발 등 자치권을 확보한 부분에 대해서는 종전과는 다른, 창원만의 내실 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 특례시 선정기준은 인구 100만명 이상 등 산술적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지방소멸 등 추세를 고려해봤을 때 아무리 많은 권한을 확보하더라도 인구 자연감소 등에 따라 언제든지 권한이 박탈될 수 있는 모호한 기준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세종시의 경우 인구 38만명에 불과하지만, '행정'분야에 특화해 광역시에 버금가는 자치권을 부여받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인구가 아니라, 국가·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전주시 인구는 약 65만이지만, 전주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역량은 65만명 인구 수로는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창원시도 '산업'분야 측면에서 국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고,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에 걸맞은 자치권을 부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연구를 거쳐, 정치권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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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표 창원특례시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창원시의 첨단산업 육성과 관련한 다양한 정부 규제에 대한 생각은?

▲인구 5000만명 대한민국에서 제조업 없이는 미래도 불투명하다. 창원 국가산단은 대한민국의 제조 산업에 큰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현재 창원국가산단 부지는 포화상태에, 가동률은 97%에 달한다. 새로 들어오고자 하는 기업은 많지만 이를 수용할 여력이 없다.

또 창원시는 수도권과 광역지자체를 제외한 중소도시 중 유일하게 개발제한구역이 남아있는 도시다. 창원시 개발제한구역은 248.51㎢(임야 67%, 기타 전·답·대지 33%)다. 이는 전체 면적(748.05㎢)의 33%에 달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최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미래를 이끌어나갈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창원의 불합리한 개발제한구역을 하루빨리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홍남표 시장이 생각하는 2023년도 국가 위기 요인 세 가지는 무엇인가? 아울러 대한민국의 기회요인은 무엇인가?

▲위기 요인으로는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갈등심화, 미중 패권전쟁과 남북긴장 등 안보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국내외 경제불황 등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K-팝을 비롯해 한국 영화, 음식 등 문화적인 K-브랜드 파워 제고, 방위·원전산업 등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산업의 세계시장 확대 등을 통해 가능성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는 K-팝에 열광하고,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즐겨보고 있다. 한류는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세계적인 트렌드가 됐다. 좋은 이미지와 기세를 이어 나가 해외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

아울러 안보위기, 탄소중립에 따른 기후에너지 위기 등에 따라 방위·원전·수소산업 시장이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산업이므로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위기는 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은 첨단산업과 문화로 세계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고금리와 난방비 폭등 등으로 어려운 시민들과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연초부터 IMF 등 국제기구에서 한국 경제성장률을 하향 전망(2.0→1.7%)하고, 1월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난방비를 비롯한 공공요금,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민생부담도 커지고 있다. 불교에서 '너와 나는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하나로 연결된 공동체라는 의미다. 지금은 우리 사회 공동체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올해 경제전망이 어둡다고들 말을 하지만 시민 여러분과 함께라면 어려울 것도, 넘지 못할 벽도 없다고 생각한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지혜를 모아, 창원을 풍요롭게 만들겠다. 안팎으로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다. 창원시는 상반기 예산 신속집행, 난방비 지원 확대, 공공요금 인상 조절, 적극적인 복지 사각지대 발굴·해소 등으로 민생안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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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표 창원특례시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홍남표 창원특례시장은

홍남표 창원특례시장은 행정관료 출신 정치인으로 제18회 기술고시에 합격한 뒤 줄곧 과학기술 관련 부처에서 활동해왔다. 홍 시장은 과학기술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미래창조과학부, 대통령비서실 등에서 요직을 거쳤다. 구체적으로는 과학기술부 장관 비서실장, 과학기술부 기획예산담당관,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교육과학기술부 대변인,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국장(2010), 미래창조과학부 감사관,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전략본부장,제 4대 한국연구재단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홍 시장은 '동북아중심도시 창원'이라는 비전 아래 전문성을 살려 지역 산업 육성과 시민의 삶 개선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창원=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