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 느꼈나…카드 장기 무이자할부 일부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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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카드사들이 대폭 축소했던 장기 무이자할부 혜택을 속속 회복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은행을 선두로 금융권 고수익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낮아진 조달비용 부담을 빠르게 혜택에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최근 온라인 e커머스에서 3개월 이상 무이자할부 혜택을 재개했다. 지난해 말 대부분 카드사가 최대 3개월까지만 혜택을 제공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우선 지마켓·옥션에서 카드사 장기 무이자할부 혜택이 재개됐다.

현재 기본 5만원 이상 2~3개월 무이자할부 외에 △KB국민카드는 20만원 이상 결제 시 8~12개월, 100만원 이상 13~14개월 무이자할부 △삼성카드는 20만원 이상 4~12개월 △하나카드는 20만원 이상일 때 9~12개월, 100만원 이상일 때 최대 13~20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각각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말 대부분 카드사는 3개월까지만 무이자할부를 제공했고 롯데카드가 100만원 이상 결제 시 7~24개월 무이자할부를 제공했었다.

11번가도 카드사 장기 무이자할부 혜택이 회복됐다.

100만원 이상 고가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신한카드는 22개월까지 △KB국민카드는 16개월까지 △현대카드는 19개월까지 △삼성카드는 15개월까지 장기 무이자할부를 제공한다.

카드사들이 장기 무이자할부 혜택을 재개한 것은 최근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채권시장이 안정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5.531%(AA+, 3년물)로 치솟았던 여신전문금융채권 금리가 지난 16일 기준 4.088%로 내렸다.

최근 정부가 금융사의 높은 수익 추구를 대대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도 카드사에 압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가 자사 임직원에는 높은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사용자 혜택은 줄인 게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달 초 중·고신용자에 대한 서비스를 일률적으로 축소하는 행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를 표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 무이자할부 혜택이 완전 회복한 것은 아니다. 신세계 계열 e커머스 쓱닷컴, 쿠팡 등은 여전히 무이자할부 혜택이 제한적이다. 쓱닷컴의 경우 현대카드가 20만원 이상 최대 9개월, 하나카드는 5만원 이상 최대 8개월 등 제한적으로 무이자할부를 제공하고 있다. 나머지 대부분 카드사는 여전히 3개월 정도 수준이다.

쿠팡의 경우 장기 무이자할부를 제공하는 카드사가 일부 있지만 결제 기준이 130만원으로 상당히 높다. 이마저도 신한·현대·비씨·우리카드는 장기 무이자할부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채권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카드사들도 기존에 중단했던 무이자할부 혜택을 재개하는 분위기”라면서 “점차적으로 대부분 혜택이 과거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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