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은 차세대 태양전지에 쓸 수 있는 새로운 정공 수송물질을 개발해 효율과 안정성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고 14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가장 주목받는 태양전지다. 특히 전지 내 전자 수송층과 정공 수송층 위치를 바꾼 '역구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와 탠덤 구조(실리콘 전지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올린 구조)를 만들기 용이하다.
유기 반도체 물질 'PEDOT:PSS를 정공 수송 층에 사용하는데, 이는 효과적으로 정공을 수송할 수 있으나 강산성 특성을 갖춰 투명 전도성 기판과 광 흡수층을 부식시켜 소자 수명을 단축시킨다.
홍성준 태양광연구단 박사팀은 자기조립 단분자막을 형성하는 페노티아진 물질 내 핵심 원소인 황을 산소나 셀레늄으로 치환하는 매우 간단한 공정으로 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새로운 정공 수송물질을 개발했다. 이를 역구조 페로브스카이트와 유기 태양전지 정공 수송층에 적용했다.
새로운 자기조립 단분자막 정공 수송물질이 적용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22.73%(셀레늄), 21.63%(황), 21.02%(산소)의 고효율을 보였다. 또 유기 태양전지의 경우에는 17.91%(셀레늄 적용) 효율을 달성했다.
가장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보인 셀레늄은 높은 분극 특성(분자 내 전자들이 한쪽으로 쏠리기 쉬운 정도)을 가져 계면 결함을 줄이고, 에너지가 열로 손실되는 현상을 방지해 안정성도 크게 향상시켰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경우 500시간 연속 효율 측정 후 초기 효율 대비 98% 성능을 유지했으며, 유기 태양전지의 경우 상용 PEDOT:PSS 대비 2배 이상 안정성이 향상됐다.
홍성준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역구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및 유기태양전지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독자적인 자기조립 단분자막 기반 정공 수송물질 개발”이라며 “차세대 태양전지 및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상부셀로 하는 고효율 다중접합 태양전지 상용화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소재 분야 최우수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연 기본사업인 '세대 융합형 화합물/실리콘 다중접합 태양전지 기술(연구책임자 안세진 박사)'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울산과학기술원(화학과 박영석 교수, 김봉수 교수), 울산대(조신욱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이뤄졌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