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이 국내에서 오픈AI(챗GPT 개발사) 같은 혁신적 AI 기업이 등장하려면 정부의 꾸준한 원천기술 투자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자신문이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한 '생성AI 시대,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생성형 AI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여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랩 소장은 “저작권 등 혹시 모를 문제가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기술을 개발하면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사회가 함께 대응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 두 가지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라고 물으면서 “전자를 택하면 결국 미국 등 글로벌 빅테크의 AI 기술에 종속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소장은 “규제나 저작권 이슈 등을 이유로 AI 서비스 개발에 미적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기업과 연구자가 마음껏 AI를 사용·연구하도록 규제를 찾아서 적극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는 “챗GPT와 같은 생성AI는 거대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클라우드 시스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금융이나 공공이 생성AI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클라우드를 활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관련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원천 기술 개발 투자와 민·관 협력의 장을 마련하는 정책도 요구됐다.
김형철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꾸준한 AI 원천 기술 개발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학습 데이터의 편향성 제거, 결과물의 설명 가능성, 개발 과정의 투명성 확보 등 AI 신뢰성 보장을 위한 기술 투자가 AI 주도권 확보에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 소장은 “국내 AI 대학원과 중소기업, 연구소의 우수한 연구 성과가 빠르게 시장에 진입해 검증받도록 산·학·연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네이버·카카오·KT·SK텔레콤 등 데이터와 인프라, 서비스 플랫폼을 가진 선도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챗GPT 확산을 계기로 우리나라 AI 연구 문화나 산업 패러다임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라면서 “'알파고 쇼크' 이후 AI 분야 투자나 인재 양성, 기술 수준이 전반적으로 나아졌지만 오픈AI 처럼 세계를 놀라게 할 AI 기업이 등장하기 위해선 정부 지원이 다시 절실하고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