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사례가 플랫폼의 전형적인 지배력 전이 사례라고 봤다.
유성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일반호출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자신의 가맹기사를 우대했고, 택시가맹 서비스 시장으로 지배력이 전이돼 시장 경쟁을 제한했다”며 “이는 다시 일반호출 시장 경쟁 제한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픽업시간이 가까운 기사에게 콜을 배차하는 로직을 운영하면서 가맹기사가 일정 픽업시간 내에 존재하면 그보다 더 가까이 있는 비가맹기사보다 더 우선해 배차했다.
2020년부터는 가맹기사 우선 배치 로직이 지적받자 수락률이 일정 수준 이상인 기사만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이 추천한 기사를 우선 배차하도록 변경했다.
공정위는 AI를 이용한 수락률 기반의 기사 추천은 언뜻 공정해 보이지만 비가맹기사를 교묘하게 차별한 수단이었다고 지적했다.
가맹기사는 콜을 받은 후 별도로 거절하지 않으면 3~5초 내에 자동으로 배차가 된다. 거절을 위해서는 '콜멈춤'을 눌러야 한다. 반면에 비가맹기사는 '수락' 버튼을 누른 콜을 제외하고는 모두 거절로 간주된다. 만약 같은 콜이 여러 기사에게 나가는 경우 한 명이 이를 수락하면 다른 기사들은 부득이하게 거절하게 되는 것이다. 비가맹기사에게 구조적으로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인 셈이다.
이 때문에 비가맹기사의 수락률이 구조적을 낮을수 밖에 없는데 수락률을 기준으로 AI 추천 배차를 하면 비가맹기사는 배제될 수 밖에 없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실제 가맹기사 수락률은 평균 70~80%인 반면에 비가맹기사는 10% 수준이었다.
특히 코로나19로 호출 수요가 감소해 비가맹기사 수락률이 높아지자 배차 수락률 기준을 기존 40%에서 50%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카카오모빌리티 가맹기사 월평균 운임 수입은 비가맹기사의 1.04~2.21배에 달했다.
콜 몰아주기 결과 택시가맹 서비스 시장에서 카카오T 블루의 점유율은 2019년 14.2%에서 2021년 73.7%로 강화됐다. 또 가맹택시 모집이 어려워진 경쟁사업자들이 시장에서 배제될 우려도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제정된 독과점 심사지침이 적용된 첫 사례다. 심사지침은 1월 제정됐고 카카오모빌리티 심사보고서는 작년 4월 상정됐지만 플랫폼의 다면적 특성, 네트워크 효과, 자사우대의 지배력 전이 등이 드러난 만큼 간접적으로 적용됐다는 설명이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