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국가전략기술인 양자기술 국제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기술위원회 신설을 추진한다. 미국·독일·영국 등 양자기술 선도국과 협조해 논의를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13일부터 14일까지 제주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국내외 표준 전문가 약 30명이 참여하는 양자기술 표준화 평가그룹인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표준화평가그룹(SEG)14 회의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양자기술은 에너지 최소 단위인 양자의 물리학적 특성을 이용한 차세대 정보기술로 초고속 대용량 연산과 암호통신이 가능하다. 국제표준 제정은 IEC의 SEG에서 논의되고 있다. SEG는 IEC에서 신규 표준화 과제를 추진하는 특별 조직으로, 2년 동안 표준화 전략 개발 후 상설 조직인 기술위원회나 분과위원회 등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리나라가 주도해 작성하는 양자기술 국제표준화 로드맵을 논의한다. 로드맵은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싱 △양자소재의 4개 핵심 분야로 구성했다. '양자컴퓨팅'에는 양자컴퓨터의 정상동작과 효율성 확보를 위한 '측정 오류 완화 기술' 등 3개, '양자통신'에는 데이터 송수신시 요구되는 '보안성 유지를 위한 양자키 기술' 등 5개, '양자센싱'에는 초고감도·초정밀 센서 개발에 필요한 '광·자기장 활용 기술' 등 3개, '양자소재'에는 양자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소재 확보 관련 기술' 2개 등 총 13개 표준화 대상으로 포함했다.
이날 참석 전문가들은 양자기술 로드맵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기술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오는 8월까지 양자기술 국제표준화 로드맵을 확정하고, 오는 10월에는 IEC 표준화관리이사회(SMB)에 양자기술 기술위원회 신설 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양자기술 국제표준 제정 과정에서 논의를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나라는 2021년 양자기술 동향, 활용분야, 표준화 수요 등을 제시하는 IEC 백서 발간을 주도한 바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양자기술 SEG 설립도 이끌었다. 지난해 6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성수 책임연구원이 양자기술 표준화 평가그룹인 SEG14 의장직을 수임했다. 이외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양자기술 활용분야, 표준화 로드맵 작업반 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진종욱 국표원장은 “우리나라가 민관이 협력해 양자기술 국제표준화 시작 단계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양자기술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도록 민간 전문가 국제표준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