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기업 95% 안전보건투자 확대 또는 유지”...중대재해 규제보다 예방에 집중해야

국내 기업 95%가 안전보건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확대하거나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정부의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추진과 관련해 감독·처벌 등 규제 강화보다는 예방·지원에 집중해줄 것을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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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산업안전보건 투자규모. [자료: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내 기업 172개사(응답 기준)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산업안전보건 전망조사'를 발표했다. 조사에서 올해 기업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핵심사항으로 '근로자 안전의식·문화 확산(61.4%)' '위험성평가 체계 검토 및 활성화(30.4%)'를 답했다.

올해 기업들은 그간 사업주 처벌에 치우친 규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근로자 안전의식 제고 활동'을 중점적으로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응답기업 95.2%가 안전보건투자 규모를 작년 대비 '확대하거나 유지'한다고 응답했다. 투자를 확대한다고 답변한 기업(38.3%)은 투자 규모를 평균 45.5% 확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이 작년 중처법 시행에 대비해 이미 대대적으로 투자 규모를 증대했고 올해도 그 투자 수준을 유지·확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발표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내용에 대해 응답기업 60% 이상이 '적정'하며 산재예방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드맵은 위험성평가 중심의 '자기규율 예방체계' 확립, 중소기업 등 중대재해 취약 분야 집중 지원·관리, 참여와 협력을 통한 안전의식 및 문화 확산, 산업안전 거버넌스 재정비 등이 담겼다.

기업들은 향후 로드맵 추진 시 보완할 사항으로는 '감독·처벌 등 규제 강화보다는 예방·지원사항에 집중(70.0%)'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그 외 '중처법 구체적 개선대책 반영(38.8%)' '중소기업 현실 고려한 규정 재검토(34.7%)' '위험성평가 인프라 구축 선행(30.0%)' 답변도 30% 이상을 차지했다.

경총은 로드맵이 진정한 자율예방 정책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규제강화가 아닌 '산재예방 인프라 구축 지원'을 중점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작년 정부의 산업안전보건 정책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서는 '보통(43.6%)'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불만족' 의견이 '만족'보다 약 2배 높게 조사됐다. 불만족스럽다고 평가한 이유로는 '예방보다 처벌 기조가 유지돼서(51.9%)'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많은 기업이 처벌규제가 아닌 자율적인 산재예방체계 확립을 전제로 한 정부의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어 “기업의 자발적인 예방활동 추진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협조, 근로자의 높은 안전인식 등 노사정 공동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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