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로부터 호평받고 흥행에 성공한 서브컬처 게임은 모두 개발진이 '서브컬처'에 진심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회사 창업자나 개발 총괄 스스로가 서브컬처 콘텐츠와 문화를 즐기고,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유저친화적인 운영 정책을 펼쳤다.
블루 아카이브를 맡고 있는 김용하 넥슨게임즈 총괄PD는 국내 서브컬처 게임 이용자 사이에 '성덕(성공한 오타쿠)' 개발자로 유명하다. 앞서 2014년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에서 '모에론'을 주제로 발표한 그는 이용자가 캐릭터와 교감을 갖는 이유와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 등 서브컬처 게임 핵심 요소와 나아갈 방향을 일찌감치 정립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오랜 개발 노하우와 서브컬처에 대한 김 PD의 철학을 담은 작품이다. 김 PD 지휘 아래 블루 아카이브를 개발한 MX스튜디오 역시 이른바 '덕력' 높은 인물로 구성됐다. 블루 아카이브 이용자 상당수가 '덕심'을 자극하는 섬세한 콘텐츠 디테일에 열광했다.
승리의 여신:니케는 게임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름을 알린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창세기전 시리즈와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 등 수많은 인기 작품에 참여한 김 대표는 육체미를 강조하는 독특한 화풍으로 두터운 팬덤을 형성했다. 차별화된 캐릭터 일러스트는 전작 데스티니 차일드에 이어 니케까지 연타석 홈런을 이끌었다.
글로벌 인기 게임 원신의 개발사 호요버스(미호요)는 2차원 문화에 심취한 '오타쿠'가 세운 회사다. 조단위 매출을 올리는 지금도 여전히 호요버스의 회사 슬로건은 '기술 오타쿠가 세계를 구한다(Tech Otakus Save the World)'이다.
차이하오워 호요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상하이교통대 재학 시절 기숙사 룸메이트 류웨이, 뤄위하오와 2차원 문화로 의기투합했다. 스스로 만족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하다 보니 이용자가 가장 원하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