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혁신 이노비즈]제엠제코, 전력반도체 국산화…'전기화 시대' 키플레이어

주력상품 SFDSC 패키지 모듈
양면 냉각…전기·열 부하 최소화
제품 90%, 글로벌 기업 수출
120개 특허 등록·62개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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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제엠제코 본사 전경.(제엠제코 제공)

제엠제코는 전력반도체 모듈 패키지를 양산하는 이노비즈기업이다. 전기화 시대를 맞아 세계가 전력반도체 내재화에 사활을 걸고 있어 전력반도체 전문 기업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내연기관차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자동차 분야가 대표적이다. 전기차 성능 향상의 핵심 키가 바로 전력반도체다. 직류인 전기차 배터리에서 나오는 전기를 교류로 전환하는 데 전력반도체가 활용된다. 전력반도체가 주행거리와 출력 등 성능을 좌우한다.

최윤화 제엠제코 대표는 “모터가 동일하다면 전력반도체 성능에 따라 모닝이 될 수도 포르쉐가 될 수도 있다”면서 “전력반도체 성능이 좋으면 전기차 모터를 더 세게 돌리고, 효율성을 높여 배터리를 더 오래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반도체 기술이 곧 전기차 기술 수준을 결정한다는 이야기다.

제엠제코 주력 상품 중 하나는 SFDSC(Safety Dual Side Cooling) 패키지 모듈이다. 전력반도체가 작동하면 소자에서 열이 발생하는데, 냉각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 순식간에 150도까지 치솟아 동작을 멈추게 된다. SFDSC는 3D 클립 본딩 기술과 양면 냉각 기술을 적용해 전기·열적 부하를 최소화하는 제품이다. 효율성이 높은 실리콘카바이드(SiC)를 탑재했으며, 전기차 신뢰성 필수인증 항목인 AQG-324(자동차 파워 모듈 관련 표준)도 통과했다. 전기차 인버터나 컨버터, 충전기, 드론 등 이모빌리티(E-Mobility) 전력변환 시스템 핵심부품으로 사용되며,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핵심기술로 통한다. 또 전력반도체 소자 연결 핵심 소재인 클립을 개발, 양산 기술도 확보했다. 제엠제코 클립은 세계 10대 전력반도체 업체 제품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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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엠제코 주력 상품 중 하나인 SFDSC(Safety Dual Side Cooling).<제엠제코 제공>

제엠제코 기술력은 특허로도 증명된다. 현재 국내외 약 120개 특허를 등록했으며, 62개 출원심사가 진행 중이다.

최 대표는 “1년에 특허 출원·등록 실적이 10건이 넘는 등 기술 선도회사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우수한 기술력을 앞세운 제엠제코는 해외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 제품 90% 이상을 온세미, 유텍,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다이오드, 앰코 등 글로벌 기업에 공급하는 수출 강소기업이다. 특히 TI 파트너십 인증(ISO14001·ISO9001·IATF 16949)을 시작으로 2017년엔 TI 우수 공급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우수 공급업체는 세계 1만2000개 이상 공급업체 가운데 16개 업체에만 주어지는 엘리트 그룹이다. 16개 업체 가운데 클립 공급사는 제엠제코가 유일하다.

최 대표는 “윤리적으로 비지니스 수행에 탁월한 공급업체로 인정받았다”면서 “품질, 환경, 사회적 책임, 기술, 대응성, 공급 비용 등에서도 탁월한 제품과 서비스를 지원했다는 평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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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엠제코 모듈 패키지 양산라인 내부 모습.<제엠제코 제공>

제엠제코는 부산 이전 1호 반도체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20년 2월 본사와 연구소 등을 경기도 부천에서 부산으로 옮긴다는 내용의 투자 양해각서를 교환했고, 부산시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단에 둥지를 틀고 지난해 10월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최 대표가 부산행을 선택한 이유는 △인력 보호 △설비 확장 △부산항·가덕도 신공항 등 물류 용이성 △자동차 고객사 확보 등이다. 수도권은 이직이 잦아 인력 유출이 심한데, 부산은 오래 다닐 직원들이 입사해 숙련된 인력을 바탕으로 회사 발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기존 부천 공장은 주변에 여유 부지가 없어 설비 확충에 한계가 있었다.

최 대표는 “가덕도 신공항이 완공되면 항공과 해상 등 물류 선택지가 넓어져 필요에 따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면서 “전기차 전환으로 인근 울산현대자동차 1·2차 벤더도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는 입지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회사를 시작으로 다른 반도체 회사도 속속 입주하고 있어 전력반도체 클러스터가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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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화 제엠제코 대표.<제엠제코 제공>

<인터뷰-최윤화 대표>

-제엠제코 경쟁력은.

▲특허를 기반으로 제품을 제작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제품을 만들 때 기존 기술을 쓰지 않고, 문제점을 파악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 특허 등록을 마친 기술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없다. 가격경쟁력에서도 강점이 있다. 소재나 구조물 변경 등을 통해 가성비를 높인다. 동일한 성능을 내더라도 비용이 적게 들도록 제작한다. 인건비 절감 경쟁으론 살아남지 못한다. 결국 기술이다. 실제로 한 제품은 글로벌 업체와 외관은 똑같지만 내부 구조는 완전히 다르게 만들었다. 성능은 비슷하고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평소 반도체 인력 양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제엠제코도 유능한 인재가 있었기에 성장이 가능했다. 전력반도체 인재 양성이 필요한데 국내에선 전력반도체 산업이 무너지면서 교육 인프라가 사장되고 불모지가 됐다.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줬으면 한다.

-이노비즈협회 인증을 받은 이유는.

▲이노비즈협회 인증은 국내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 용이하다. 회사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노비즈 인증을 지속 이어나갈 것이다.

-전력반도체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수요기업인 대기업이 마인드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 후발주자인 국내 업체들이 조금 미진하더라도 대기업이 제품을 써줘야 한다. 대기업이 국내 업체 제품을 사용하면서 (성능을) 검증하고, 이를 발판으로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 국내 기업이 쓰지 않는 제품을 해외 글로벌 기업이 써주겠나. 정부 지원과 동시에 대기업의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국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제엠제코가 인덕션 제품을 직접 출시하려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제엠제코 전력반도체 제품으로 인덕션을 만들어 판매하면 인덕션 회사들도 제엠제코 제품을 쓸 것 아닌가.


조재학기자 2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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