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물가 5.2%↑…전기·가스 쇼크에 상승 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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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 건물에서 관계자가 전자식전력량계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물가가 3개월 만에 전월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석유류 가격은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100)로 전년 대비 5.2% 올랐다.

1월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5.0%)보다 0.2%포인트(P) 높다. 물가 상승률 폭이 전월보다 확대된 것은 3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7월 6.3%를 기록한 후 둔화하고 있지만 9개월 연속 5%대를 기록 중이다.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은 0.8%로 2018년 9월(0.8%) 이후 가장 높았다.

1월 물가 상승 폭이 확대된 데는 공공요금 인상 영향이 컸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 대비 28.3% 급등해 별도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기·가스·수도 품목의 가파른 상승은 전기요금 인상 여파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13.1원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1월 전기료는 전월 대비 9.2%, 전년 동월 대비로는 29.5% 상승했다. 도시가스도 전년 대비 36.2% 급등했으며 지역난방비는 34.0% 올랐다.

물가 상승률에서 전기·가스·수도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물가 기여도는 지난해 10월 0.77%P였으며 지난달에는 0.94%P를 차지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월 물가가 전월보다 상승폭이 확대된 데는 전기료 상승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공업제품은 6.0% 올랐다. 공업제품 중 석유류 가격은 5.0% 올라 전월(6.8%)보다 상승 폭은 둔화됐다. 경유(15.6%)와 등유(37.7%)의 상승률은 여전히 두자릿수를 기록했으나 휘발유 물가는 4.3% 하락했다.

가공식품 상승률은 10.3%로 전월과 같았다. 빵(14.8%)과 스낵과자(14.0%), 커피(17.5%) 등의 상승률이 컸다.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5.9%로 전월의 6.0%보다 소폭 둔화됐다. 외식물가 상승률이 7.7%로 하락한 영향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5.0% 올라 전월(4.8%)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이는 2009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각종 공공요금 인상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1월 물가는 전기요금 인상, 연초 제품가격 상승, 한파로 인한 시설채소 작황 부진 영향으로 전년 동월비 상승했다”며 “정부는 최근 두드러지는 물가 상방요인을 중심으로 면밀하게 대응하는 등 물가 안정 기조의 조속한 안착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