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하이퍼클로바' 육성
초거대AI 생태계 확장 박차
카카오 '카카오브레인' 중심
R&D 집중 통해 경쟁력 강화
'챗GPT' 등장으로 국내 플랫폼업계가 초거대 인공지능(AI) 시장 대중화에 따른 기대감과 긴장감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 더 정교해질 챗GPT 다음 언어모델이 가져올 변화와 충격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아직까지 챗GPT의 장단점이 명확한 데다 한국어 기반 대응에는 제한적인 만큼 독자 기술 경쟁력으로 초거대AI 시장에 맞설 계획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오픈AI가 공개한 챗GPT를 초거대AI 언어모델의 연구개발(R&D) 방법 가운데 가능성을 보여 준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특히 인간과의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지면서 AI 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카카오브레인 백운혁 리서치 총괄 디렉터는 “일반인들에게 직접적으로 AI의 효용성을 체감시켰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면서 “단순히 어떤 서비스를 대체하는 변화보다 챗GPT라는 초거대 언어모델이 기존과 차별화하는 능력을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챗GPT가 대화형 질의응답뿐만 아니라 메일 작성이나 번역·코딩 등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 민감한 질문을 회피하는 기술이 탁월하다고 분석했다.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더욱 똑똑해지고 정교해지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양사는 챗GPT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테크기업 간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한국어 데이터를 월등히 많이 학습한 점을 앞세워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를 챗GPT와 상응하는 '대화형' '문장 생성형' 서비스에 많이 활용하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거 노인을 위한 AI콜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은 자연스러운 대화 능력으로 많은 고령의 사용자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AI 전문가가 아니어도 하이퍼클로바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노 코드' AI 도구 '클로바 스튜디오'도 운영, 현재 500여개 스타트업이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와의 협력도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함께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착수, 초거대AI 개발·운용 기술 기반도 효율적으로 다지고 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초대규모 언어모델을 산업 생태계 전반에 활용하려면 강력한 컴퓨팅 인프라를 바탕으로 확장성 있게 구축된 클라우드에서 운영돼야 한다”면서 “네이버는 글로벌 수준의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클로바 스튜디오 등 초거대AI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최근 '뉴클라우드' 전략 아래 진행된 조직 개편으로 초거대AI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을 중심으로 R&D에 집중해 왔다. 특히 문구 생성·요약 및 글의 긍·부정 판단 등 분류 문제를 해결하는 한국어 언어모델을 연구해 왔다. 지난 2021년 한국어 특화 AI 언어모델 'KoGPT'를 선보였고, 이를 '대화모델'(conversational AI)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챗GPT가 한글을 일부 대응하지만 한계가 많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했다.
카카오브레인 측은 “챗GPT 기반으로 다음에 나올 언어 모델이 더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앞으로 더 도전적인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챗GPT가 장기적으로 구글 검색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구글 위기론'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챗GPT가 기존 검색 서비스 전체를 대체하기보다는, 음성 검색, AI 어시스턴트 등과 같이 검색 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혁신 방안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