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공기보다 따뜻한 대륙성 공기가 한반도 주변 미세먼지 농도를 상승시키는 데 보다 큰 영향을 미쳐 대기질을 더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윤진호 지구·환경공학부 교수팀과 이다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이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예보센터, 서울기술연구원, 전남대, 부경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메릴랜드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계절별 기상 패턴에 따른 미세먼지 변동성을 분류하고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종관기상패턴 중 비교적 따뜻한 날씨를 만드는 대륙성 온난 기단(DM)과 대륙성 열대 기단(DT)이 한반도 주변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며 대기질이 악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DM은 온난건조한 날씨, DT는 DM보다 더 더운 날씨 조건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1988년 이후 30여년 동안의 종관기상패턴 분류(SSC) 자료를 사용해 계절별 종관기상패턴과 미세먼지 농도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분류했다. 겨울철 고농도 미세먼지 사례는 고기압성 순환 발달과 북풍 계열 바람을 약화시키는 대륙성 온난 기단과 관계가 깊고, 저농도 미세먼지 사례는 북풍 계열 바람을 강화시키는 대륙성 한랭 기단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반면 봄철 고농도 미세먼지 사례는 고기압성 순환 발달 및 대기안정도를 강화시키는 대륙성 온난 및 열대 기단과 관계가 있고, 특히 대륙성 열대 기단은 대기안정도를 매우 강하게 발달시켜 매우 높은 농도의 미세먼지 발생과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30여년간의 계절별 기상 패턴과 미세먼지 농도 관계를 분석한 결과로, 날씨 예보를 미세먼지 예측에 활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질 개선 정책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가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농도 미세먼지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아 과학적인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선행 연구에서 미세먼지의 배출량 변화 혹은 장거리 수송량의 변화로 인한 미세먼지 농도 변화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하지만 주요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기상 패턴의 역할에 대해서는 삼한사온 대신 삼한사미(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라는 말이 회자될 만큼 관심이 컸지만 체계적인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윤진호 교수는 “과거 자료의 분석을 통해 날씨와 미세먼지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규명했으며 특정 날씨 패턴이 어떤 이유로 겨울철과 봄철 미세먼지를 악화시키는지 확인했다”면서 “이번 연구 성과는 날씨 예보가 미세먼지 농도를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 미국의 국제 공동 연구로 진행됐으며 국립환경과학원, 한국연구재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대기과학 분야 국제 저명학술지인 '지구 물리학 연구 저널:대기' 온라인에 최근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